마음이 급해지면 혀가 마비되고 발음이 꼬여요. (성북구 30대 후반/여 전환장애)
상담하는 일인데, 마음이 급해지면 혀가 마비되는 느낌이 들면서 발음이 꼬입니다. 어떨 땐 가슴도 답답해지고 숨 쉬는 것도 힘들게 느껴져요. 근데 그런 순간 넘어가면 또 멀쩡해집니다. 긴장할 일이 없이 편안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병원 검사도 해보고 mri도 찍어보고 해도 이상 없음만 확인했어요. 요즘은 약간 말을 많이 하거나 좀 피곤하면 약간 혀가 이상해지는 느낌이 올라옵니다. 정말 괜찮은 건가요?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어쩌면 좋죠?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상담 업무를 하시면서 마음이 급해질 때 나타나는 혀의 마비감과 발음 문제, 그리고 가슴 답답함 등으로 인해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정밀 검사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상황은 '전환장애(Conversion Disorder)' 또는 '신체화(Somatization)'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리적인 갈등이나 급격한 스트레스가 무의식적으로 운동이나 감각 기능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전환장애라고 합니다. 특히 혀가 마비되는 느낌이나 발음이 꼬이는 것은 전환장애의 하위 유형 중 '언어 증상(발성 곤란, 불분명한 언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든 증상은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나타나는 자율신경계의 전형적인 반응입니다. 마음이 급해지면 뇌의 '화재경보기'인 편도체가 예민해져 신체를 응급 상태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긴박한 상황이 지나면 멀쩡해지고 편안할 때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장기에 구조적인 손상(하드웨어 문제)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고 조절하는 과정에서의 '기능적인 오류(소프트웨어 문제)'임을 시사합니다. MRI나 병원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은 뇌나 혀 근육 자체에 종양, 염증, 뇌졸중 같은 구조적 병변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고통은 뇌와 자율신경계가 실제로 반응하여 나타나는 실제적인 고통이며, 이는 의지력의 문제나 꾀병이 아닙니다.
최근 말을 많이 하거나 피곤할 때 증상이 다시 올라오는 것은 누적된 피로가 뇌의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수면이나 휴식이 이루어지지 않아 신체 리듬이 깨지면 뇌가 작은 자극에도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심리적 요인과 연결된 실제적인 신체 반응임을 인정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입니다. "예민해서 그래"라고 자책하기보다, 몸이 보내는 '휴식과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방 치료의 도움도 받아보세요. 한의학에서는 이를 스트레스로 기운이 막힌 '간기울결(肝氣鬱結)'이나 '기울(氣鬱)'의 관점에서 치료합니다.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맞추는 한약 치료와 침뜸, 약침, 부항, 추나 요법 등은 뇌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 근본적인 회복을 돕습니다.
업무에 지장이 생길까 봐 걱정되시겠지만, 전환장애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기에 적절히 대처하면 예후가 좋은 질환입니다.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는 가까운 한의원이나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점검하고 체질에 맞는 치료를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