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게임에 몰두하며 일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천 20대 후반/남 게임중독)
부천에 사는 휴학생입니다.
처음엔 스트레스 해소로 시작한 게임인데,
이제는 밤낮이 바뀌어 하루 10시간 넘게 모니터 앞에만 앉아 있어요.
게임을 안 하면 손이 떨리고 불안하며, 현실 생활이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제 의지가 부족한 탓인지, 아니면 뇌에 문제가 생긴 건지 답답해서 조언을 구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재은입니다.
학업과 일상을 뒤로한 채 게임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스스로 '이건 아니다'라고
느끼면서도 조절되지 않는 손길 때문에 자책감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짐작해 봅니다.
단순히 노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 일상이 무너질 정도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은 결코 질문자님의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단순한 도덕적 문제가 아닙니다.
뇌의 보상 체계와 정서적 조절 능력이 일시적으로 균형을 잃은 상태임을 먼저 이해하시고,
그간 혼자 고민하며 괴로워했을 질문자님께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게임 중독과 같은 지나친 몰입 상태를 '심화(心火)'가
치성하거나 '기혈(氣血)'의 순환이 정체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파악합니다.
이를 비유하자면, 우리 뇌를 아주 뜨겁게 달구어진 '과열된 엔진'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 속의 강렬한 시청각 자극과 즉각적인 보상은 우리 몸의
기운을 머리 쪽으로만 과도하게 쏠리게 만듭니다.
엔진이 쉴 틈 없이 돌아가면 냉각수가 말라버리듯,
뇌의 진액이 마르고 열기가 차오르면 이성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부분의 기능이 약해지게 됩니다. 이
렇게 되면 게임을 하지 않을 때 뇌는 심한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불안과 짜증이라는 신호를 보내게 되고, 결국 그 열기를
다시 게임이라는 자극으로 메우려 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입니다.
또한, 한의학적으로는 '담화(痰火)'가 심신을 어지럽힐 때 현실보다
가상 세계의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현실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나 공허함을 해소할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가장 쉽고 자극적인 방법인 게임으로 숨어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나타나는 방어 기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유드립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과열된 뇌의 열기를 식히고, 불안정한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침 치료와 한약 처방을 통해 심장의 화를 내리고 부족한 음혈(陰血)을 보충하면,
게임을 하지 않을 때 느껴지는 극심한 불안감과
금단 증상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뇌의 균형이 회복되면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멈출 수 있는 조절력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됩니다.
생활 속에서는 아주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수면 패턴을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면 뇌의 회복 기능이 떨어져 중독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하는 공간과 잠을 자는 공간을 엄격히 분리하고,
깨어 있는 시간에는 햇볕을 쬐며 가벼운 산책을 통해
머리로 쏠린 기운을 발끝까지 순환시켜 주어야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 시간을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앱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의 방황은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진통일 뿐입니다.
스스로를 '중독자'라는 틀에 가둬 비난하기보다는,
지친 뇌를 치료하고 마음을 돌봐야 하는 시기임을 받아들이셨으면 합니다.
오늘 드린 답변이 질문자님의 건강한 현실 복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모니터 밖의 넓은 세상을 마주하며 질문자님만의 소중한 꿈을 펼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면 반드시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