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숨이 막히고 가슴이 뛰는 아이, 공황장애 증상일까요? (강남 10대 중반/여 청소년 공황장애)
중학교 3학년 딸아이가 얼마 전 학원에서 갑자기 숨을 못 쉬겠다며 주저앉았습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고 해요.
그 뒤로 사람이 많은 곳이나 폐쇄된 공간을 자꾸 피하려 하는데, 사춘기 예민한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건지 걱정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유종호입니다.
가장 생기 넘쳐야 할 시기에 예고 없이 찾아온 극심한 공포로
아이가 겪었을 충격과, 이를 곁에서 지켜보며 가슴 졸이셨을
부모님의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공황 증상은 아이의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동안 아이가 감당해 온 심리적 무게가 몸의 방어 기제를 넘어섰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긴급 비상경보'와 같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아이가 느끼는 불안을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다독여주시는 부모님의 따뜻한 지지가 가장 큰 약이 될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청소년기 공황장애의 원인을 주로 '심담구겁(心膽俱怯)'과
'간기울결(肝氣鬱結)'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를 쉬운 비유로 설명해 드리자면, 우리 아이의 마음을
'작고 예민한 촛불'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입시 경쟁이나 성적 압박,
교우 관계와 같은 강한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오면 촛불은 꺼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다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촛불이 격하게 흔들리며 주변을 태울 듯이 치솟는데,
이것이 바로 숨이 가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공황 증상입니다.
특히 '심담구겁'은 마음의 엔진인 심장과 용기를 담당하는 담력이 약해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비유하자면 아주 작은 충격에도 경보음이 크게 울리는 고장 난 자동차 경보 장치와 같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아이의 몸속 기운이 원활하게 소통되지 못하고
가슴속에 꽉 막혀 화(火)의 기운으로 변했을 때, 뇌 신경계가
이를 생명의 위협으로 오인하여 과도한 신체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예민해진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억지로 증상을 억누르기보다는,
위로 치솟은 뜨거운 기운을 아래로 내리고 부족한 심장의 기운을
든든하게 보강하여 아이가 스스로 불안을 소화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집중합니다.
몸의 기혈 순환이 안정되면 사소한 자극에도 비상벨이 울리던
신경계가 차분해지면서, 아이는 비로소 다시 안전하다는 느낌을 되찾게 됩니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증상을 보일 때 함께 당황하기보다 "금방 지나갈 거야,
엄마(아빠)가 옆에 있을게"라고 안심시켜 주시며 천천히 숨을 내뱉도록 도와주세요.
또한 아이가 학업이나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자극적인 영상 매체는 뇌를 흥분시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당분간 멀리하고,
규칙적인 수면을 통해 뇌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청소년기는 아직 마음의 뼈대가 만들어지는 시기입니다.
지금 겪는 이 폭풍우는 아이가 더 단단한 내면을 가진 성인으로
자라나기 위해 잠시 겪는 성장통일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조급함을 내려놓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나아가신다면,
아이는 반드시 다시 밝은 미소를 되찾을 것입니다.
답변해 드린 내용이 자녀분을 이해하고 다시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가슴을 짓누르던 불안의 안개가 걷히고,
다시금 자유롭고 당당하게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