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도 없고 매일이 무기력해요, 깊은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시흥 40대 초반/여 우울증)
언제부턴가 마음이 텅 빈 것 같고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가족들을 챙기는 것도 버겁고, 사소한 일에도 눈물이 나요.
밤에는 잠이 안 오고 낮에는 멍하니 시간만 보내게 됩니다.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두렵고 자꾸 나쁜 생각만 드는데,
의지력이 약해서 그런 걸까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면 제 마음이 다시 밝아질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지윤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속에 홀로 계신 것 같은 막막함과,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 때문에 얼마나 고통스럽고 답답하셨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스스로를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 자책하며 그 무게까지
짊어지고 계셨을 질문자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지금 느끼시는 우울감은 결코 질문자님의 잘못이나 나약함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감기가 오면 열이 나듯, 우리 마음과 몸의
에너지가 한계치에 다다라 잠시 가동을 멈춘 상태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우울증을 '울증(鬱症)' 혹은 '심비양허(心脾兩虛)'의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 몸과 마음을 '빛을 내는 등불'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등불이 밝게 빛나려면 심지에 공급되는 기름(기혈)이 풍부해야 하고,
불꽃이 잘 타오를 수 있도록 공기가 잘 통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스트레스나 슬픔이 쌓이면 한의학적으로 '기(氣)'가
소통되지 못하고 꽉 막히게 되는데, 이것이 '기울(氣鬱)' 상태입니다.
마치 공기가 통하지 않아 불꽃이 사그라지는 것과 같지요
. 또한, 걱정이 많아 심장과 소화기가 약해지면 등불을 밝힐 '기름'인 기혈이 생성되지 않아 몸
과 마음이 텅 빈 것처럼 무기력해지는 '허증' 상태가 됩니다.
질문자님이 겪고 계신 무기력함과 눈물, 불면증은
바로 이 등불이 꺼져가며 보내는 신호입니다. 에너지가 바닥났으니
더 이상 억지로 타오르려 애쓰지 말고, 먼저 부족한 기름을 채우고
막힌 공기 길을 열어달라는 몸의 간절한 부탁인 셈입니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억지로 의욕을 끌어올리라고 다그치기보다,
자연스럽게 마음의 등불이 다시 켜질 수 있도록 돕는 치료에 집중합니다.
우선 개인의 체질을 면밀히 살펴 뭉친 기운을 부드럽게 풀어주는(소간해울)
한약 처방을 통해 가슴의 답답함과 불안을 완화합니다.
이와 동시에 부족해진 기혈을 정성스럽게 보충하여 심장과
뇌의 에너지를 회복시킴으로써,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심리적 여유를 만들어 줍니다.
침 치료와 약침 치료는 긴장된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깊은 잠을 자고
신체적인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는 아주 사소한 성취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하루 세 끼 챙겨 먹기"나 "햇볕 아래 10분만 앉아 있기"처럼
아주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해냈을 때 스스로를 칭찬해주세요.
우울할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가벼운 산책은
정체된 기운을 소통시키는 가장 좋은 천연 치료제입니다.
또한, 지금의 감정을 혼자만 간직하지 마시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압력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몸의 에너지를 회복해야 낫는 병입니다.
혼자서 이 무거운 짐을 다 감당하려 하지 마시고,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내 몸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막힌 흐름을 돌려준다면,
머지않아 다시금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느끼며 환하게 웃으실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질문자님의 마음속에 다시 따뜻한 볕이 들기를,
그리고 평온한 일상이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