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많은 곳에 가면 식은땀이 나고 쓰러질 것 같아요 (인천 40대 후반/여 공황장애)
인천에 사는 주부입니다.
얼마 전 대형 쇼핑몰에 갔다가 갑자기 가슴이 조이고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지면서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마트나 엘리베이터 같은 막힌 곳에 가기가 너무 두렵고,
자꾸만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아 불안합니다.
한방으로도 치료가 가능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남열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갑자기 닥친 공포 때문에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지 마음이 참 아픕니다.
특히 가정을 돌보며 장을 보거나 외출하는 사소한 일조차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 되어버렸으니 그 속상함이 얼마나 크실까요.
지금 겪고 계신 증상은 질문자님의 성격이 변했거나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조절 능력을 잠시 잃은 상태임을 먼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공황 증상을 '심음부족(心陰不足)' 혹은
'간양상항(肝陽上亢)'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를 쉬운 비유로 설명하자면, 우리 몸을 밤낮으로 가동되는
'자동차 엔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엔진이 과열되지 않으려면 냉각수가 충분해야 하는데,
오랜 육아와 가사, 스트레스로 인해 이 냉각수(음혈)가 소진된 상태입니다.
냉각수가 부족해진 엔진은 조금만 답답한 환경에 노출되어도
금방 뜨겁게 달아오르고(식은땀, 가슴 조임), 결국 과열 경고등이 켜지며 멈춰버리게 됩니다.
쇼핑몰처럼 정보가 많고 복잡한 장소는 엔진에 과부하를 주는 환경과 같습니다.
이때 우리 몸의 엔진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비상 정지 신호를 보내는 것이지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지는 것 역시 위로 솟구친
열기가 머리와 가슴에 갇혀 내려가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럴 때는 억지로 불안을 누르기보다, 부족해진 냉각수를 채워주고
과열된 엔진의 열을 식혀주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심장의 기운을 안정시키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는 한약 처방이나,
기혈 순환을 도와 상체의 열을 아래로 내려주는
침 치료 등을 통해 몸 스스로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카페인이 든 음료를 피하고, 자기 전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며
상체의 열기를 발끝으로 내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내가 지금 죽는 것은 아니다, 잠시 신호가 잘못 온 것뿐이다'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확언이 뇌의 긴장을 푸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지금 겪고 계신 이 힘든 시간도 결국은 지나갈 과정입니다.
몸과 마음의 조화가 회복되면 다시금 가벼운 마음으로 외출하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는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질문자님의 평온한 일상 회복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작성해 드린 답변이 질문자님의 고민을 덜어드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