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큰 홀 같은 곳에서 몰려오는 불안감 왜 그렇죠? (노원구 20대 중반/여 광장공포증)
평범한 직장인 27살 여자인데요. 원래 안 그랬는데 이상한 증상이 생겼어요. 넓고 큰 홀 같은 곳에 있다 보면 괜히 심장이 두근대고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빨리 빠져나와야 살 것 같은 느낌이 몰려와서 오래 있질 못해요. 맨 처음은 1년 전쯤 친구들과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그랬어요. 제일 문제는 제가 집안 모두 천주교인인데 성당에서 예배볼 때에요. 증상이 심했다 덜했다 해서 어떤 날은 끝까지 잘 자리를 지키기도 하지만, 중간에 나와야할 때도 있습니다. 주말마다 예배보는게 너무 스트레스입니다. 믿음 때문이 아니라 이 증상 때문에요. 지난주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런 증상도 병인거죠? 왜 그런건가요?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질문해주신 증상들은 전형적인 광장공포증(Agoraphobia)과 그에 동반된 공황 증상으로 보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변화로 인해 성당 예배와 같은 소중한 시간마저 스트레스가 된 상황이 무척 힘드실 것 같습니다. 광장공포증은 단순히 넓은 장소를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공황 증상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기 어렵거나 탈출하기 힘든 장소나 상황에 있는 것에 대해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질환입니다.
대중교통 이용, 열린 공간(코엑스 같은 큰 홀), 밀폐된 공간(성당 예배당), 줄 서기나 군중 속에 있기 중 2가지 이상의 상황에서 심한 공포와 불안을 6개월 이상 느낀다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핵심 특징으로 단순히 장소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심장이 두근대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공황 발작'이 일어났을 때 창피를 당하거나 빠져나오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에 대한 공포'가 본질입니다.
증상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며,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대다수 호전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의학적 치료 접근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심장과 담력이 약해진 '심담허겁(心膽虛怯)' 등의 관점에서 치료합니다. 인위적으로 뇌 신경계를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맞춰 뇌 스스로 감정과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이는 멍함이나 졸음 같은 부작용이 적고 근본적인 회복을 돕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침뜸, 약침, 부항, 추나 요법 등을 병행하여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잡고 신체적 긴장을 완화합니다.
성당 예배 중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밀폐된 공간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예기불안'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불안장애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랫동안 축적된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고민하며 자책하기보다, 이것이 의지의 문제가 아닌 신경학적인 예민함으로 인한 질환임을 인정하고 가까운 한의원이나 관련 의료기관을 찾아 도움을 받으시길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