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우중충하거나 습하면 두통이 심해집니다. (노원구 40대 초반/여 만성두통)
어르신들이 날씨가 우중충하고 습하면 관절 여기저기가 쑤신다고 하던데, 저는 머리가 아픕니다. 지금 제 나이 41살인데요. 처녀 때부터 그랬지만, 10년 전 쌍둥이 둘 낳고 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진통제를 먹어도 잘 풀리지 않습니다. 심할 때는 아무것도 못하고 거의 잠만 자게 되는데요. 날씨가 개이거나 잠을 좀 자야 풀립니다. 병원도 여러 번 가봤지만, 어디는 편두통이라고 하고 또 어디는 긴장성두통이라고도 하고 원인을 분명히 찾질 못합니다. 요즘 날씨가 흐리니까 또 아프네요. 근본적으로 해결 못 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날씨가 흐리거나 습할 때마다 반복되는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겪고 계셔서 무척 힘드실 것 같습니다. 특히 진통제로도 잘 풀리지 않고 잠을 자야만 완화되는 상황은 만성 두통 환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이지만, 본인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일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비가 오기 전 관절이 쑤시다고 느끼는 것과 환자분이 두통을 느끼는 원리는 비슷합니다. 날이 흐려지면 기압이 낮아지는데, 저기압 상황에서는 체내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며 팽창하게 됩니다. 이때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통증에 대한 역치가 낮아져 평소보다 통증을 더 예민하게 느끼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습궐두통(濕厥頭痛)' 또는 '습열두통(濕熱頭痛)'의 범주로 봅니다. 습한 기운이 몸의 순환을 방해하여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우며, 날이 흐리거나 비를 맞으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 41세라는 연령과 10년 전 쌍둥이 출산은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시기입니다. 만성 두통 환자들은 대개 타고난 체질이 허약하거나 스트레스에 민감한데, 출산은 우리 몸의 에너지인 기혈(氣血)을 극심하게 소모시킵니다. 그렇게 기혈이 부족해지면 뇌로 가는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혈허두통(血虛頭痛)'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특히 피로가 누적되거나 잠이 부족할 때 두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이와 일치합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환자 체질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부기혈(臟腑氣血)의 불균형을 회복하여 스스로 두통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둡니다. 소화 기능이 약해지면 몸속에 '담음(痰飮)'이라는 노폐물이 쌓여 머리를 무겁게 하고 통증을 유발합니다. 또한 혈관의 긴장을 풀어주는 '어혈(瘀血)' 치료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맞춘 한약 처방과 함께 침뜸, 약침, 추나 요법 등을 통해 머리와 어깨 주변의 긴장을 풀어주고 뇌 혈류를 개선시켜 두통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환자분처럼 날씨에 민감하고 출산 후 악화된 만성 두통은 기혈을 보충하고 몸 안의 습기를 다스리는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하여 본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는 구체적인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