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틱장애, 심리치료 받으면 좀 나아질까요? (광주 10대 초반/여 틱장애)
안녕하세요. 11살 딸 아이 키우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유치원 때부터 틱이 있었어요...
처음엔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초등학교 들어와서도 계속되고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서 먹이면 줄어들긴 하는데 약을 끊으면 또 올라오고..
이게 지금 몇 년째 반복이 되고 있네요...
음음 아아 하는 소리가 번갈아 나오고 배 꿀렁거리는 동작이랑 목 돌리는 것도 있다 없다 해요.
약 먹일 땐 거의 안 보이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언제까지 이렇게 약에 의존해야 하나 싶고... 약을 더 늘려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제일 마음이 아픈 건 아이가 이제 어느정도 크니까 자기 증상을 많이 의식해요
수업 시간에 소리가 나올까봐 긴장하고 친구들 눈치 보고 점점 혼자 있으려 하는 것 같다 들으니 참.. 미안하고 가슴이 쓰리더라고요..
원래 그렇게 소극적인 아이가 아니었거든요. 성격 자체가 달라지는 것 같아서 이게 더 무서워요.
심리치료를 같이 받으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싶어서요.
도대체 뭘 어떻게 해줘야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대로 어른이 돼서도 틱을 하면 어떡하나... 막막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기호필입니다.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마음을 졸이셨을지요.
약을 먹이면 줄어들었다가 끊으면 다시 올라오는 걸 몇 년째 반복하면서 출구가 보이지 않으시겠어요.
거기다 아이 성격까지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니 그 마음이 얼마나 무거우실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선, 심리치료가 전혀 효과가 없는 건 아니에요.
지금처럼 아이가 틱을 인지하면서 위축되고 고립되는 느낌이 있다면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틱 때문에 생긴 불안감이나 자존감 저하를 다루는 데 있어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요.
다만 심리치료가 틱 자체를 낫게 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틱은 심리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에요.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위의 기능 이상에서 출발하는 신경계 질환이에요.
기저핵은 불필요한 동작이나 소리 신호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뇌가 불필요한 신호를 그대로 내보내게 됩니다.
스트레스나 심리적 불안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건 맞지만 그건 원인이 아니라 악화 요인이에요.
심리치료로 정서를 안정시키면 증상이 조금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도 신경 회로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닌 이유가 여기 있어요.
약을 끊으면 다시 올라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약은 신경 신호를 일시적으로 억제해주는 역할이지 기저핵 회로를 회복시키는 게 아니거든요.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가 발을 뗀 것과 비슷한 상황이죠.
성인 틱이 걱정되신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 초등 4학년이면 두뇌가 한창 발달하는 시기예요.
이 시기를 과수원에 비유하면 어떤 가지를 굵게 키우고 어떤 가지를 쳐낼지 결정되는 때예요.
틱이 반복되면 불필요한 신경 가지가 오히려 굵어지면서 고착화됩니다.
반대로 이 시기에 신경계가 안정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틱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 성인 틱으로 넘어가는 걸 막을 수 있어요. 지금이 그래서 중요한 시기입니다.
사실 그런 관점에서 한방 치료를 함께 고민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한방에서는 과도하게 흥분된 신경전달 상태를 가라앉히고 기저핵의 억제 기능이 스스로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치료하거든요.
증상을 억지로 막는 게 아니라 뇌가 불필요한 신호를 스스로 걸러낼 수 있는 구조를 되찾도록 돕는 거예요.
즉, 안정적인 두뇌 신경계 발달을 유도해 그 구조가 잡히면 약을 줄이거나 끊어도 버틸 수 있는 신경계가 되고 틱 증상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자녀분처럼 틱이 몇년간 장기화 되었거나,
음성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뚜렛 양상일 경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 양방과 한방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심리치료는 아이의 정서 안정을 위해 병행하시되 신경계 근본 치료를 함께 가져가시는 게 지금 이 아이에게 필요한 방향이에요. 오래 고생한 아이가 편안해질 수 있도록 잘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