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가 우울증이 심해요. (도봉구 20대 초반/여 우울증)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현역 복무중인데요. 여자친구가 우울증이 있어요. 어릴 때 부모 학대도 있었다고 하고 스트레스가 많았는데요. 병원 다니면서 약 복용하면서 치료 중이긴 한데요. 제가 입대한 이후로 더 악화되고 자살시도도 했었습니다. 그 일로 병원 입원 치료도 했었고요. 지금 휴가 나와서 같이 있는데, 너무 걱정입니다. 뭔가를 해주고 싶지만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여자친구분의 깊은 우울증과 자살 시도 소식에 얼마나 마음이 무겁고 걱정이 크실지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군 복무 중이라 곁에서 직접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무력감 또한 크시겠지만, 휴가 중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안내해 드립니다.
일단 우울증은 단순히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뇌의 신경전달물질 체계와 전두엽, 편도체 등의 기능에 부정적인 변화가 생긴 '질환'입니다. 어릴 때 겪은 부모의 학대는 성인이 되어 우울증을 앓게 될 위험을 3배, 특히 자살 시도를 반복할 위험을 8배나 높이는 심각한 요인입니다. 이는 본인의 잘못이 아닌 뇌의 회복 회로가 지친 상태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남자친구의 입대와 같은 큰 환경 변화는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강력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섣부른 조언이나 격려는 삼가셔야 합니다. "힘내라", "세상의 밝은 면을 봐라",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라는 말은 환자에게 자책감과 저항만을 불러일으키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정말 힘들겠구나",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이해한다"라고 말하며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침묵한 채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공감의 메시지가 됩니다.
그럼에도 만약 자살 징후가 다시 보인다면 피하지 말고 "혹시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니?"라고 직접 물어보세요. 자살에 대해 묻는 것은 그 사고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에게 안정감을 주고 위험도를 파악하여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길입니다. 혹시 여자친구분이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세웠다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병원 입원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자살예방 상담전화(109)나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활용하세요.
우울은 전염성이 강해 돕는 사람도 함께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여자친구를 돕기 위해서는 본인의 생활 패턴과 정신적 건강을 먼저 지켜야 합니다. 본인이 버티고 있어야 여자친구가 호전되었을 때 짚고 일어설 토대가 됩니다.
현재 정신과 약물 치료 중임에도 차도가 더디다면, 체질과 장부기혈(臟腑氣血)의 상태를 개선하여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한방 치료의 병행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한약은 기존 약물과 병행이 가능하며 서로의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자친구분은 지금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적절한 치료와 끈기 있는 지지가 있다면 2/3 이상은 반드시 호전될 수 있습니다. 휴가 기간 동안 무언가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네가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알고 있고, 내가 언제든 네 편이 되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믿음을 주는 데 집중해 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