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만 타면 식은땀이 나고 쓰러질 것 같아요. (성동구 20대 후반/여 공황장애)
성동구에서 자취하며 출퇴근하는 직장인입니다.
얼마 전부터 만원 지하철만 타면 갑자기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손발이 떨리면서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숨이 잘 안 쉬어지고 누가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워요.
정신과 약은 내성이 생길까 봐 걱정인데 한방으로도 관리가 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최은지입니다.
사회초년생으로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애쓰시는 과정에서 겪으시는
그 막막함과 공포심에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특히 매일 타야 하는 지하철이 고통의 공간이 되어버리니
출근길이 얼마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실까요.
약물 내성에 대한 걱정으로 치료를 주저하시는 마음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증상은 질문자님의 성격이 변해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조절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간절한 신호임을 먼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공황 증상을 '심음부족(心陰不足)' 혹은
'간양상항(肝陽上亢)'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를 쉬운 비유로 설명하자면, 우리 몸을 밤낮으로 달리는 '자동차 엔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엔진이 과열되지 않으려면 냉각수가 충분해야 하는데,
타지 생활의 긴장과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이 냉각수(진액과 혈액)가 소진된 상태입니다.
냉각수가 부족해진 엔진은 조금만 속력을 내거나 환경이 답답해지면
금방 뜨겁게 달아오르고(식은땀, 손발 떨림),
결국 과열 경고등이 켜지며 비상 정지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지하철처럼 폐쇄적이고 사람이 많은 장소는 엔진에 과부하를 주는 길과 같습니다.
이때 우리 몸의 엔진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황 발작이라는 비상 정지 신호를 보내는 것이지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지는 것 역시 위로 솟구친
열기가 머리와 가슴에 갇혀 내려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억지로 불안을 누르기보다, 부족해진 냉각수를 채워주고 과
열된 엔진의 열을 식혀주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심장의 기운을 안정시키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는 한약 처방이나,
기혈 순환을 도와 상체의 열을 아래로 내려주는 침 치료 등을 통해
몸 스스로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의존성 걱정을 덜면서도 신체의 자생력을 돕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카페인이 든 음료를 피하고, 자기 전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며 상체의 열기를 발끝으로 내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내가 지금 죽는 것은 아니다, 잠시 신호가
잘못 온 것뿐이다'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지금의 힘든 시간도 결국은 질문자님이 더 단단해지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몸과 마음의 조화가 회복되어 다시금 가뿐한 마음으로 출근하고
일상을 누리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작성해 드린 답변이 질문자님의 고민을 덜어드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