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도 공황처럼 나올 수 있나요? (노원구 30대 후반/여 심인성어지럼증)
제가 원래는 성격이 활달해서 여행이나 외출을 좋아하는데요. 코로나 기간 동안 그렇지 못하게 되면서 성향이 바뀌었는지, 이후로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뭔가 불편해요. 왠만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바깥에 안 나가려고 하는데요. 지하철이나 대형 마트 등등 사람 많은 장소에 가면 꼭 어지럼증이 나타나요. 뭔가 붕 뜬 것 같고 귀도 멍해지는 것 같고, 근데 숨이 가쁘거나 심장이 벌렁거리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런거보면 공황은 아닌 것 같은데요. 남편이 너무 걱정해서 최근 종합검진도 받아보고 이비인후과 진료도 받아보고 했지만, 다 괜찮다고만 하네요. 암튼 가족들과 외출할 때나 일상이 좀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39살인데요. 곧 40대가 되니까 그런건가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활발하던 성격이셨는데 코로나 이후 사람 많은 곳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어지럼증 때문에 일상에 지장을 받고 계시다니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종합검진과 이비인후과 진료에서 이상이 없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겪는 증상은 더 당혹스러우실 것입니다.
환자분께서 겪고 계신 '붕 뜬 느낌'이나 '귀가 멍해지는 느낌'은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진성 현훈'과는 구별되는 '가성 현훈'의 범주에 해당합니다. 특히 병원 검사에서 신경학적 이상이나 귀의 기질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이는 '심인성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심인성 어지럼증이란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과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어지럼증으로, 전체 어지럼증 환자의 약 20~50%가 이에 해당합니다. 빙글빙글 돌기보다는 머릿속이 멍하거나 붕 뜬 느낌, 아찔하거나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로 호소합니다.
사람이 많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것은 '만성 주관적 어지러움'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복잡한 시각적 자극이나 소음은 뇌의 평형 감각 체계에 과도한 부하를 주어 어지럼증을 악화시킵니다. 어지럼증을 피하기 위해 특정 장소를 피하게 되는 현상은 심인성 어지럼증에서 흔히 나타나며, 이러한 불안감이 다시 뇌 기능을 예민하게 만들어 어지럼증이 만성화되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공황장애처럼 심장이 벌렁거리거나 숨이 가쁜 증상이 없더라도, 뇌의 불안 조절 기관인 '편도체'가 예민해져 있다면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 뇌에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영역(편도체 등)은 몸의 균형을 조절하는 영역과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심리적 스트레스로 편도체가 과민해지면 평형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어지럼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올해 39살이 되시면서 체력적인 변화를 느끼실 수 있는 시기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심혈허증(心血虛證)' 혹은 '허훈(虛暈)'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심장의 체력이 떨어지거나 뇌로의 혈액순환이 저하되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기혈(氣血)이 부족해지면 자율신경계가 예민해져 스트레스 상황에서 신체적 어지럼증으로 더 쉽게 치환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증상을 단순히 억제하기보다는 뇌 스스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체질적 약점을 보완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맞추고 뇌 기능을 안정시키는 한약 처방을 중심으로 침뜸, 약침, 부항, 추나 요법 등을 병행하여 예민해진 자율신경을 안정시킬 수 있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는 졸리거나 살이 찌는 부작용이 적고, 치료 중단 후 다시 심해지는 반동 현상이 적어 근본적인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일상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증상이 지속되고 있으니, 혼자 고민하시기보다는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하여 현재 상태를 정확히 점검받고 상담받아 보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