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기유방암이랑 0기대장암이랑 치료과정이 왜 차이가 나는건가요 (경기 시흥 50대 초반/여 유방암)
저희 가족이 얼마 전 0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0기라고 해서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전신마취를 하고 가슴 일부를 도려내는 수술을 한 데다가 앞으로 방사선 치료에 매일 먹는 약까지 5년이나 먹어야 한다고 해서 너무 놀랐습니다.
지인은 똑같은 0기암인 대장 상피내암이었는데, 수면 내시경으로 흉터도 없이 바로 퇴원했거든요. 그 이후로 방사선이나 먹는 약도 전혀 없었다고 했고요. 같은 0기 암인데 왜 유방암만 이렇게 큰 수술을 하고 복잡한 추가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의사 박성준입니다.
0기 암이라는 똑같은 이름표를 달고 있는데, 대장암은 내시경으로 떼고 끝나고 유방암은 전신마취에 수술, 추가 치료까지 이어진다니 당연히 의아한 마음이 드실 수밖에 없습니다. 병이 더 심각한 건 아닐까 걱정도 되셨을 텐데요.
유방암 0기가 대장암 0기보다 더 독하거나 심각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치료 스케일이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인 이유는, 대장과 유방이라는 장기의 구조가 완전히 다르고, 그 속에서 암세포가 자라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수술과 추가 치료, 두 가지 측면에서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수술의 스케일이 다른 이유
- 대장암 0기 : 대장은 속이 뻥 뚫려있는 거대한 터널입니다. 이곳에 생기는 0기 암은 터널 안쪽 벽에 튀어나온 버섯(용종) 모양으로 자랍니다. 뻥 뚫린 공간에 덩어리가 튀어나와 있으니, 의사가 내시경을 넣어서 밑부분만 기구로 똑 떼어내면 깔끔하게 끝납니다.
- 유방암 0기 : 반면 유방은 속이 살로 꽉 차 있는 장기입니다. 유방의 0기 암은 모유가 지나가는 거미줄처럼 복잡한 수도관(유관) 안쪽 벽에서 생기는데, 버섯처럼 뭉쳐서 자라는 게 아니라 수도관 벽을 타고 길쭉하게 번지며 자랍니다. 오래된 수도관에 낀 녹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미세한 녹이 어디까지 번져있는지 내시경으로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문제가 생긴 수도관과 주변 정상 조직까지 넉넉하게 안전거리를 두고 통째로 파내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2. 수술 후 추가 치료가 다른 이유
다행히 두 암 모두 0기이므로 전신에 쏘는 독한 폭탄인 항암 치료는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과정이 다릅니다.
- 대장암 0기 : 내시경으로 용종을 뿌리째 완벽하게 밖으로 꺼냈기 때문에, 남은 암세포가 없어 방사선 치료나 약물 치료가 전혀 필요 없습니다. 주치의가 정해주는 주기에 맞춰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만 잘 받으시면 됩니다.
- 유방암 0기 : 가슴을 살리는 부분 절제 수술을 했다면, 남은 가슴 어딘가에 숨어있을지 모를 미세한 암세포 씨앗을 태워 없애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꼭 해야 합니다. 또한 떼어낸 암세포가 여성호르몬을 먹고 자라는 성질을 가졌다면, 남은 가슴에 새 암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암세포의 밥줄을 끊는 항호르몬제 알약을 매일 챙겨 드셔야 합니다.
치료 과정이 조금 더 번거로울 뿐, 0기 유방암은 치료율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예후가 아주 좋은 상태에서 발견된 경우입니다. 지금의 귀찮고 힘든 치료 과정을 씩씩하게 잘 넘기고 나면, 환자 분은 예전처럼 아주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을 완벽하게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