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과 어깨가 뼛속까지 시리고 추워요... (진주 30대 후반/여 배한증)
안녕하세요. 이제 곧 여름이 다가오는데, 저는 이상하게 등과 어깨 쪽이 너무 시리고 추운게 병이 난것 같습니다.
남들은 반소매 옷을 입고 다니는 요즘 같은 날씨에도 저는 혼자 한겨울인 것처럼 등이 시베리아 벌판에 노출된 것처럼 시린 바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감기 기운이 있어서 오한이 드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와 상관없이 뼛속부터 찬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묘한 느낌이 듭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등줄기가 서늘하고 뻣뻣하게 굳어있어서 몸을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겉을 아무리 두꺼운 옷으로 감싸고 따뜻한 팩을 대어보아도 속에서부터 느껴지는 뼛속 시림과 차가운 감각은 전혀 가라앉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이라도 살짝 불어오면 고통스러울 정도로 등과 어깨가 조여들고 한기가 뼈를 찌르는 듯하여 일상생활을 하기가 너무나 두렵고 지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유난을 뜬다고 생각할까 봐 겉으로 표현도 못 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왜 내 몸은 이토록 차갑게 식어가는지 정말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겁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날씨가 점차 더워지며 여름을 향해 가고 있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한겨울 같은 극심한 추위와 등, 어깨의 시림을 견디고 계실 환자분의 고충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남들은 시원한 바람을 찾을 때 혼자만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와 싸워야 하니 일상에서 느끼셨을 당혹감과 육체적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입니다. 주변의 시선 때문에 마음 편히 춥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혹시 내 몸이 완전히 망가진 것은 아닐까 두려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오셨을 텐데, 그간 혼자 감당하셨을 답답함과 고통에 진심 어린 위로를 보냅니다. 환자분이 느끼시는 이 비정상적인 등 시림은 결코 기분 탓이나 예민한 성격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체내의 양기가 고갈되고 등 뒤를 흐르는 큰 경락의 순환 체계가 막혀서 발생하는 명확한 신체적 호소이니 서둘러 내부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합니다.
환자분께서 호소하시는 등과 어깨 주변의 극심한 시림과 오한 증상은 한의학적으로 전형적인 배한증 상태가 강력하게 의심됩니다. 배한증은 한자 그대로 등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차갑고 시리며, 심한 경우 얼음장이나 찬 바람을 대고 있는 듯한 통증과 한기를 느끼는 질환을 뜻합니다. 우리 몸의 등은 전신의 따뜻한 방어 에너지를 주관하는 독맥과 방광경이라는 거대한 경락이 지나가는 통로입니다. 배한증 환자분들의 경우 내부 장기의 대사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이 등 뒤의 경락망이 차갑게 동결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분의 말씀처럼 겉을 아무리 옷으로 싸매도 속에서부터 뼛속 시림이 느껴지고 미세한 에어컨 바람에도 몸이 격렬하게 수축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적인 근육 굳어짐과 통증은 물론 면역력 저하로 인한 만성 감기, 소화불량, 극심한 만성 피로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배한증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한의학에서는 몸의 보일러 역할을 하는 신장의 양기가 고갈된 신양허쇠와 차가운 기운이 등 뒤 경락에 꽁꽁 뭉쳐있는 한의원체류 상태로 진단합니다. 장기간 누적된 과로나 극심한 정서적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기초 체온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주관하는 장부의 따뜻한 불씨를 꺼뜨리게 만듭니다. 체내의 온기가 바닥나면 전신으로 맑은 혈액을 밀어내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가장 차가운 외부 기운에 노출되기 쉬운 등과 어깨 쪽으로 한독과 담음이라는 차가운 노폐물이 고여 정체하게 됩니다. 즉 내 몸 스스로 열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양 물질인 기혈 순환까지 등 뒤에서 꽉 막혀버리니 뼛속부터 한기가 번지는 기묘한 시림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방 치료는 겉 피부만을 일시적으로 따뜻하게 데우는 임시방편의 방식이 아니라, 꺼져가는 장부의 보일러 불씨를 다시 살리고 등 뒤에 뭉친 찬 기운을 몸 밖으로 몰아내는 근본 양기 회복 치료에 집중합니다. 환자분의 체질과 양기 부족 상태에 맞춰 정밀하게 처방되는 한약은 먼저 부자, 육계, 건강 등 몸속 깊은 곳을 따뜻하게 지져주는 우수한 약재를 사용하여 신장과 비위의 고갈된 양기를 빠르게 채워줍니다. 이와 동시에 한약은 등 뒤 경락을 꽉 막고 있던 차가운 한의원독소를 부드럽게 녹여 배출하고, 맑은 혈액과 따뜻한 에너지가 어깨와 등줄기 구석구석까지 막힘없이 흐르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한약을 통해 장부의 음양 균형이 바로잡히고 내면의 온기가 살아나면, 에어컨 바람을 맞거나 날씨가 변해도 등이 시리지 않고 뼛속까지 훈훈한 온기를 스스로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약물 치료와 병행하여 등과 어깨 주변의 막힌 혈 자리를 직접 다스리는 침 치료와 약침 치료, 그리고 강력한 온열 효과를 주는 뜸 치료를 진행하면 배한증 극복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독맥과 방광경이 지나가는 척추 라인을 따라 받는 왕뜸 요법이나 부항 요법은 등에 고여있는 찬 기운을 직접적으로 발산시키고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는 아무리 날씨가 덥고 여름이 다가오더라도 냉수나 아이스크림, 생야채 같은 몸을 차갑게 만드는 성질의 음식 섭취를 엄격히 제한하셔야 합니다. 뇌와 자율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혈관을 수축시키는 카페인 음료나 술은 멀리하시고 항상 따뜻한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실내에서는 가벼운 겉옷이나 스카프를 활용해 에어컨 바람이 등과 목덜미에 직접 닿지 않도록 보호하시고, 틈틈이 척추를 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셔야 합니다. 배한증은 무너진 신체 온열 균형을 바로잡고 양기를 채워주면 충분히 고칠 수 있으니 조속히 내원하시어 상세한 진단을 통해 사계절 내내 따뜻하고 편안한 몸 상태를 꼭 되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