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만나는게 점점 힘들어지네요. (의정부 30대 초반/여 사회불안장애)
올해 30살 여자인데요. 막연히 공기업을 목표로 스펙 공부만 하다가 시간만 지나고 말았는데요.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친구든 누구든 점점 사람 만나는게 힘들어졌습니다. 작년 친척 소개로 중소기업에 임시직으로 6개월 정도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겪었던 일들이 취업하면 또 다시 일어날 거란 두려움이 자꾸 상기가 되면서 제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그 모든 상황들이 다 부담스럽습니다. 뭔가 경제활동을 하려면 사람들을 만나는 건 당연한 것일텐데, 너무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그동안 공기업 취업 준비로 애쓰시다가 사회생활의 첫 단추에서 겪은 힘든 경험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지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질문자님께서 겪고 계신 증상은 단순히 성격이 소심하거나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의 전형적인 양상으로 보입니다.
사회불안장애는 생각보다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미국의 경우 정신질환 중 세 번째로 많이 진단될 정도로 빈도가 높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3~13%에 달합니다. 특히 20대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성인기에 처음 나타날 때는 질문자님처럼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을 겪은 후나 취업·승진 등 새로운 사회적 역할이 요구되는 삶의 변화 후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현재 질문자님이 느끼는 감정은 특별히 이상한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의학적인 증상입니다.
과거 직장에서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뇌에 각인되어,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기 전부터 미리 걱정하고 고통을 겪는 ‘예기불안’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이 심해지면 고통을 피하고자 사람들을 만나는 상황 자체를 ‘회피’하게 되는데, 이는 사회불안장애의 핵심 징후입니다. 우리 뇌에서 공포와 불안을 조절하는 편도체가 지나치게 예민해진 상태입니다. 뇌는 과거의 힘들었던 상황과 유사한 사회적 환경을 '실제적인 위협'으로 간주하여 즉각적인 공포 반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는 본인의 의지로 조절하기 어려운 뇌 신경계의 기능적 문제로 이해해야 합니다.
사회불안장애를 겪는 분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호감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쉽고, 스스로의 행동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직업적 활동이 위축되고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스스로 위축되는 과정이 반복되어 자존감이 계속 낮아지고 우울증이나 만성적인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회불안장애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다수가 호전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질문자님과 같은 젊은 연령대는 치료 반응도 매우 빠른 편입니다. 혼자서 억누르기보다는 한의원이나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해 보세요. 한의학에서는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 하여 누적된 스트레스로 깨진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바로잡고, 뇌 스스로 감정과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를 진행합니다.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은 질문자님이 못나서가 아니라, 더 단단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용기를 내어 가까운 한의원이나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