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키가 작은데 한약으로 더 키울 수 있나요? (광주 소아/남 키성장클리닉)
남자아이 키 때문에 상담 드려요. 올해 초3, 10살이에요.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 꾸준히 작은 편이었는데 저희 부부가 키가 작으니 유전이구나 하고 넘겼거든요.
먹는 것도 입이 짧아서 밥양도 적고 간식도 잘 안 먹어요. 그래도 잔병치레는 별로 없고 건강하게 크고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
지난달 성장판 검사를 받았더니 예상키가 170초반이라고 하더라고요.
남자 평균키가 173~174인데 그것보다 작을 거라니까 속상하더라고요.
2년 전부터 성장 영양제를 꾸준히 챙겨 먹이고 있는데 솔직히 효과를 모르겠어요.
한약으로 유전키보다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건지 궁금해서요.
영양제처럼 효과도 없이 돈만 쓸 것 같으면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기호필입니다.
영양제 2년을 먹여도 체감이 없으니, 한약도 비슷한 거 아닐까 싶으셨겠어요.
유전키보다 더 클 수 있냐는 질문부터 답변 드리자면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유전이 키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키의 '범위'를 정하는 거예요.
부모 키를 기준으로 아이가 어느 구간 안에서 자랄 가능성이 높은지를 보여주는 거지, 그 범위의 어디에서 최종키가 결정되느냐는 성장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달려있어요.
유전적 범위가 좁아도 효율이 높으면 그 범위의 상한에 가깝게 자랄 수 있어요.
반대로 유전적 잠재키가 높아도 효율이 낮으면 그 범위의 하한에서 끝나고요.
영양제와 한방 성장 치료가 다른 건 여기서부터예요.
영양제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역할이에요.
부족한 걸 채우는 것이지, 키가 자라는 경로 자체를 건드리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마저도 정말 '부족해서' 못 크고있는 아이들은 적다는 거에요.
실제 성장호르몬 결핍에 의한 성장부진 환아는 전체 아동의 5%도 채 되지 않습니다.
키가 크지 않는 원인을 따로 두고 이미 충분한 성분을 공급해주니 당연히 효과를 못 느낄 수 밖에요.
영양제 먹고 키가 잘 컸다는 사례가 드문 이유 이기도 합니다.
반면 한방 성장 치료는 성장호르몬이 실제로 뼈를 만드는 그 과정에 직접 개입해요.
키가 자라는 핵심 경로는 이렇게 작동해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 간에서 IGF-1이라는 성장인자를 만들고, 이 IGF-1이 성장판 연골세포를 자극해야 뼈가 실제로 늘어나요. 영양이 충분해도 이 IGF-1 경로의 효율이 낮으면 키로 전환되는 양이 줄어들어요.
영양제를 2년을 먹여도 체감이 없다면, 영양 보충이 문제가 아니라 이 경로의 효율 자체가 낮은 경우일 수 있어요.
성장 효과가 입증된 약재는 다양해요.
그 중 대표적인 것 몇가지 예시를 들자면, 녹용에는 IGF-1 유사 성분과 골형성 단백질(BMP)이 함께 들어있어요. IGF-1 유사 성분은 성장판 연골세포의 증식을 직접 자극하고, BMP는 연골세포가 뼈로 전환되는 과정을 촉진해요.
보골지의 바바치닌 성분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를 활성화하고,
속단의 이리도이드 배당체는 연골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요.
영양을 채우는 게 아니라, IGF-1 경로 자체의 효율을 높이는 거예요.
먹는 양이 적고 입이 짧다고 하셨는데, 소화 흡수 기능이 약하면 영양이 들어와도 성장 쪽으로 전환되는 양이 줄어요. 한약 처방을 구성할 때 이 부분을 함께 다루면, 흡수 효율까지 높이면서 성장 경로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어요. 영양제가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이에요.
10살이면 남아 급성장기인 만 12~13세까지 2~3년 남은 시점이에요.
급성장기는 성장판 연골세포가 폭발적으로 분열하는 구간이에요. 이 시기 전에 IGF-1 경로의 효율을 높여두면, 급성장기가 왔을 때 그 에너지를 최대한 키로 전환할 수 있어요. 지금 2~3년이 그냥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준비의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유전이 범위를 정하더라도, 그 범위의 어디에서 끝나느냐는 지금부터의 관리에 달려있어요.
아이가 가진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