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먹고 싶어 하지 않는 중3 딸아이 어쩌죠? (의정부 10대 중반/여 신경성식욕부진증)
딸아이가 선천성 판막이상으로 애기 때 수술했었어요. 다행히도 경과도 좋았고 너무도 잘 커와줬는데요. 특별히 식성이 까다롭거나 하지 않았어요. 사춘기 되면서 체중이 좀 키에 비해서 늘었는데,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더니 3학년 올라와서는 뭘 안 먹으려고 해요. 정말 죽지 않을만큼만 먹고 군것질도 안 하고, 좀 더 먹었다 싶으면 헛구역질을 합니다. 혹시 심장 때문이가 싶어서 수술했던 대학병원 가봤는데, 다 괜찮데요. 아이는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고 합니다. 근데 병원에는 더 안 가려고 합니다. 점점 말라가는데 성장이나 체력이나 다 문제될 것 같은데, 두고 보고만 있어도 괜찮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어린 시절 큰 수술을 잘 이겨내고 건강하게 자라준 따님이 갑자기 식사를 거부하고 기력도 없어 보이는 상황이라 걱정이 매우 크실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 검진에서 심장 문제가 없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현재 따님이 보이는 증상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전형적인 섭식장애, 특히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의 양상과 매우 유사합니다.
따님의 상태를 단순히 사춘기의 일시적인 예민함으로 치부하고 두고 보기만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현저한 저체중임에도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 때문에 음식을 거부하거나 아주 소량만 섭취하는 것이 거식증의 핵심 증상입니다. 밥 한 숟가락에도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나는 것은 장기간의 식사 제한으로 인해 위장 운동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어 음식이 위장에 오래 머물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 거식증은 뇌와 몸의 성장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장기화될 경우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이나 심장 질환, 심지어 생명에 위협이 되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병원 방문 자체에 거부감이 크다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중시하는 한방 치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약해진 비위(소화기) 기능을 보강하여 음식 냄새에 민감하거나 먹으면 토하는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강제로 식욕을 돋우기보다는 뇌가 스트레스와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 식사와 체중에 대한 왜곡된 강박과 불안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아이의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 등을 통해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균형과 기혈(氣血) 순환을 바로잡고 성장에 필요한 기초 체력을 회복하는 데 주력합니다.
만약 다음과 같은 증상이 보인다면 즉각적인 입원 치료 등 신속한 의학적 조치가 필요합니다.체중이 정상 체중의 75%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 심박수가 분당 50회 미만으로 지나치게 낮거나 부정맥 증상이 있는 경우, 어지러움이 심하거나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나는 경우, 생리가 3회 이상 중단되는 무월경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등입니다.
따님의 증상은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너무 많이 참고 버텨온 결과일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먼저 아이의 고통을 수용해 주시면서, 늦지 않게 가까운 한의원이나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자세한 진찰을 받으시길 강력히 권유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