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눈물이 나요. (홍대 20대 후반/남 우울증)
대학교 졸업 후 2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20대 후반 취준생입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쳤는데, 반복되는 불합격 통보를 받다 보니 이제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꺼려지고 부모님 눈치만 보게 됩니다.
하루 종일 독서실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갑
자기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해서 화장실에 가서 몰래 울기도 합니다.
잠들기 전에는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드는데,
이런 제 상태도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루다입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미래를 설계하며 달려오고 계신 질문자님의 글을 읽으니,
그동안 홀로 감내해 온 중압감과 외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문턱 앞에서 멈춰 서 있는 듯한 기분,
그리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깊은 통증이지요.
지금 질문자님이 느끼는 눈물과 답답함은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마음의 탄력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취업 준비생들의 우울과 불안 상태를
'심기저체(心氣滯)'와 '간기울결(肝氣鬱結)'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우리 마음의 에너지를 흐르는 시냇물에 비유해 볼까요?
본래 맑게 흘러야 할 물이 '불안'과 '압박감'이라는
커다란 바위에 막혀 고여버린 상태가 바로 '기울(氣鬱)'입니다.
물이 고이면 썩고 탁해지듯, 기운이 소통되지 못하고 가슴속에 맺히면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나며, 머리가 무거워져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장기간의 수험 생활로 인해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간의 기운이 억눌리게 되는데, 이것이 '간기울결'입니다.
간은 우리 몸에서 소설(疏泄), 즉 기운을 소통시키고 배설하는 기능을 담당하는데
이 기능이 막히면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사소한 일에도 자책하거나 깊은 무력감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는 "정신 차려야지"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보다,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한방 치료는 꽉 막힌 기운의 통로를 열어주고 예민해진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상태에 맞춘 한약 처방은 가슴에 맺힌 울화와 답답함을 씻어내어
정서적인 여유를 만들어주고, 뇌의 피로도를 낮추어
다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신체적 기반을 마련해 줍니다.
또한 침 치료와 명상 요법은 과도한 긴장 상태에 놓인
몸을 이완시켜 깊은 수면을 유도하고, 불안의 파도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생활 속에서는 하루에 한 번, 단 15분이라도 '취업'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잊고 오롯이 숨 쉬는 것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독서실 밖으로 나와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나무를 바라보며
깊은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막힌 기운이 조금씩 순환되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문자님 자신을 가장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입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질문자님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질문자님, 지금은 잠시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
당신이라는 태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지금의 시련은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해 힘을 비축하는 과정이라 믿어주세요.
몸과 마음의 기운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밝은 미소와 함께 원하는 결과를 손에 쥐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이 답변이 질문자님의 지친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바람이 지나간 뒤 더욱 단단해질 질문자님의 앞날을 진심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