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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상담 질문
불안장애2월 6일

집 밖을 거부하는 소심한 아이, 대인기피증일까요? (밀양 소아/남 불안장애)

안녕하세요. 6세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는 타고나기를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겁이 많은 편이라 어릴 때부터 낯가림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유치원에 처음 보낼 때도 적응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등원할 때마다 가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곤 했습니다. 그래도 크면서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믿고 기다려주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져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유치원 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아예 현관문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고 무서워합니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놀이터나 키즈카페에 가자고 해도 싫다고 고개를 젓고, 억지로 데리고 나가면 제 뒤에만 꼭 숨어서 친구들이 다가오면 울음을 터뜨리거나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떱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마주쳐도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구석으로 숨어버리기 일쑤입니다.

단순히 성격이 소심하고 내성적이라서 그런 거라고 하기에는,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세상과 단절되려는 모습이 너무 강해 보입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어리지만 대인기피증 같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건 아닌지, 억지로라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게 맞는 건지 혼란스럽습니다.

한의원 치료를 통해 아이의 겁 많은 성격을 고치고 씩씩하게 만들 수 있을지 상담 부탁드립니다.

의사 답변 (1)

답변완료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한창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며 세상을 배워야 할 시기에,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며 움츠러드는 아이를 지켜보시는 어머님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고 속상하실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단순히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주셨을 텐데,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사회적인 상황을 회피하려는 모습이 강해지니 걱정이 크셨을 것입니다. 어머님께서 말씀하신 증상들, 즉 등원 거부를 넘어 놀이터나 키즈카페 같은 즐거운 장소조차 거부하고,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며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행동은 단순한 낯가림이나 소심함을 넘어선 소아 대인기피증, 즉 사회불안장애의 범주로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는 아이가 일부러 고집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낯선 환경과 사람에 대한 공포심이 마음의 그릇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에 나타나는 방어기제입니다.

소아 대인기피증은 타인에게 관찰되거나 평가받는 상황에 대해 비정상적인 두려움을 느끼는 질환입니다. 어른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런 아이들에게는 낯선 친구가 다가오는 것이나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이 마치 맹수 앞에 선 것처럼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수준의 공포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가장 안전한 집이나 엄마 품으로만 숨어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또래 관계 형성에 실패하여 사회성 발달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자신감 저하와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아이가 보내는 두려움의 신호를 잘 읽어주고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의 가장 큰 원인을 심담허겁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심장은 우리 몸의 군주로서 정신과 마음을 주관하고, 담낭은 결단력과 용기를 담당합니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심장과 담낭의 기운이 약하게 타고난 아이들은 작은 자극에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버거워합니다. 마치 뿌리가 약한 나무가 미풍에도 심하게 흔들리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기질적으로 예민하여 스트레스를 속으로만 삭이는 경우, 가슴 속에 울화가 쌓여 세상 밖으로 나가는 통로를 막아버리기도 합니다.

한의원에서의 치료는 아이를 억지로 밖으로 내모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약한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담력을 길러주어 스스로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데 집중합니다. 치료의 핵심이 되는 한약은 아이의 체질에 맞춰 처방되는데, 주로 귀비탕이나 온담탕 계열의 약재를 사용하여 심장의 기운을 보강하고 신경계를 안정시켜줍니다. 심장이 강해지면(강심), 낯선 사람 앞에서도 두근거림이 줄어들고 불안감이 낮아져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녹용과 같이 성장을 돕고 양기를 북돋아 주는 약재를 가미하여, 아이가 움츠러들지 않고 씩씩하게 뻗어 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채워줍니다.

한약 치료와 더불어 통증이 없는 스티커 침이나 소아 침을 활용하여 막힌 기혈을 뚫어주고,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면 아이가 한결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거부할 때 절대로 다그치거나 혼내지 마시고, 아주 작은 단계부터 천천히 노출을 시도해 주십시오. 사람이 없는 시간대의 놀이터나 조용한 산책로를 걷는 것부터 시작하여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심담허겁증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인 도움을 통해 아이가 두려움이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 친구들과 환하게 웃으며 뛰어놀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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