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성공 후 거식증이 온것 같습니다. (김해 30대 초반/여 거식증)
안녕하세요. 다이어트 성공 이후에 도저히 음식을 넘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처음에는 살을 빼고 싶은 마음에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며 혹독하게 체중을 감량했고 마침내 목표했던 몸무게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다이어트가 끝난 지금, 제 몸은 음식을 완전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심한 미식거림과 함께 구토가 밀려옵니다.
억지로 음식을 몇 숟가락 입에 넣어도 위장이 꽉 막힌 것처럼 배가 너무 더부룩하고 답답해서 도저히 삼킬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하는 날들이 수개월째 지속되다 보니 주변 가족들과 지인들의 걱정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저 역시 매일 기운이 하나도 없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이제는 제 건강을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도저히 입에서 음식을 받아주지 않으니 미칠 것만 같습니다.
살은 계속 빠져서 몸은 해골처럼 말라가는데 거부 반응만 일어나니 좀 무섭습니다.
억지로라도 음식을 먹고 예전의 건강한 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그토록 원하시던 다이어트에 성공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마음과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아 음식을 앞에 두고 매 순간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계실 환자분의 상황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건강해지고 예뻐지기 위해 시작한 노력이 오히려 음식을 먹지 못하는 거대한 고통으로 돌아왔을 때 느끼셨을 막막함과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셨을 것입니다. 나를 걱정해 주는 가족들의 시선마저 무거운 짐으로 느껴지고 기력이 다해 어지러운 몸을 이끌며 홀로 얼마나 무섭고 괴로우셨을지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환자분께서 겪고 계신 이 증상은 절대로 나약한 성격 탓이 아니며, 장기간의 굶주림으로 인해 소화기관과 뇌 신경계의 소통 장치가 완전히 망가져 발생하는 명확한 신체적 호소이니 자책을 멈추고 올바른 치료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환자분께서 호소하시는 음식에 대한 극심한 거부 반응과 거식 증상은 의학적으로 전형적인 거식증, 즉 신경성 식욕부진증 상태로 명확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거식증은 체중 증가에 대한 극심한 공포와 마른 몸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스스로 음식을 제한하거나 거부하는 대표적인 섭식장애 질환입니다. 처음에는 의지력으로 음식을 거부하지만,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뇌의 식욕 조절 중추가 오작동을 일으켜 나중에는 환자분의 말씀처럼 뇌와 위장이 실제로 음식을 독극물처럼 인식하여 미식거림과 구토를 유발하게 됩니다. 이 질환은 단순히 살이 빠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양 고갈로 인한 극심한 빈혈, 저혈압, 무월경을 초래하며 전신의 면역 세포를 파괴하여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신 균형을 맞추는 적극적인 한방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거식증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한의학에서는 극단적인 절식으로 인해 소화 영양을 담당하는 비위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비위허한 상태와 스트레스로 인해 기운이 막힌 간기범위 상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위장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부수고 아래로 내려보내는 장부인데, 다이어트 기간 동안 너무 오랫동안 위장을 비워두면 소화기 주변의 따뜻한 양기와 혈류 순환이 완전히 바닥나 뱃속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집니다. 이 차가워진 위장에 갑자기 음식을 넣으려 하니 장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며 위로 토해내는 것입니다. 동시에 체중에 대한 강박과 정신적 중압감이 감정을 조절하는 간장의 기운을 꽁꽁 묶어버려 소화기를 억누르고 식욕을 완전히 감퇴시키는 핵심 원인이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방 치료는 음식을 강제로 주입하거나 인위적으로 식욕을 돋우는 자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차갑게 얼어붙은 위장을 따뜻하게 데워 소화 흡수력을 되살리고 뇌 신경의 거부 반응을 가라앉히는 근본 기능 회복에 집중합니다. 환자분의 현재 쇠약 상태에 맞춰 정밀하게 처방되는 한약은 먼저 인삼, 백출, 건강 등 위장의 기운을 북돋우고 따뜻한 온기를 채워주는 우수한 약재를 사용하여 마비되었던 소화 기능의 세포들을 깨워줍니다. 이와 동시에 기혈을 풍부하게 생성하여 어지럼증을 즉각적으로 해소하고, 억눌린 간장의 기운을 소통시켜 음식 생각만 해도 뇌에서 부근거리던 구토 유발 신호를 편안하게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약을 통해 장부의 음양 균형이 바로잡히면 위장이 부드럽게 이완되어 미량의 미음이나 부드러운 음식을 신체에서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약물 치료와 병행하여 명치와 아랫배 주변의 막힌 경혈을 자극하는 침 치료와 약침 치료, 그리고 따뜻한 뜸 치료를 진행하면 거식증을 극복하는 데 매우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복부를 따뜻하게 다스리는 왕뜸 요법은 위장의 냉증을 몰아내고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음식을 먹었을 때 느끼던 불쾌한 더부룩함과 복부 팽만감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생활 속에서는 처음부터 일반적인 식사를 하려고 욕심을 내면 위장이 놀라 다시 구토를 유발하므로, 아주 묽은 미음이나 죽을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한 숟가락씩 늘려가는 훈련을 하셔야 합니다. 음식 종류에 연연하기보다 내 위장이 움직이는 법을 다시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고 마음의 조급함을 내려놓으셔야 합니다. 거식증은 무너진 신체 순환 체계를 바로잡고 비위를 보강해 주면 충분히 고칠 수 있으니 조속히 내원하시어 상세한 진단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꼭 되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