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약, 혼자 운동하고 식단하는 것보다 도움이 될까요? (강남서초 40대 중반/남 마운자로)
출산 후 체중이 늘어난 뒤로 계속 감량에 도전하고 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고민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는데, 헬스장도 등록하고 식단도 해봤지만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네요.
특히 가장 힘든 건 식욕입니다. 아침에는 잘 참다가도 오후가 되면 간식이 당기고, 저녁에는 하루 종일 참았다는 생각에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반복해서 실패하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최근 주변에서 다이어트약을 처방받아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다이어트약이라고 하면 부작용이 심하고 무조건 굶게 만드는 약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은 식욕 조절을 돕는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약을 먹는 동안만 체중이 빠지고 끊으면 다시 찌는 건 아닌지, 혹시 몸에 무리가 가는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또한 다이어트약을 시작하면 식단이나 운동은 어느 정도까지 병행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의사 안현지입니다.
안녕하세요.
질문부터 답변드리면, 다이어트약은 운동과 식단을 대신하는 치료가 아니라 운동과 식단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출산 후 체중 증가로 고민하시는 분들을 진료하다 보면 질문자님과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운동도 해보고 식단도 해보는데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다 보니 체력이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결국 간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를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수면 부족, 육아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호르몬 변화 등이 반복되면 식욕을 조절하는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는 잘 참다가도 오후가 되면 단 음식이 당기고, 저녁에는 참았던 식욕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때 최근 사용되는 다이어트약들은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여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무조건 굶게 만들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방식의 약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식욕 조절과 식사량 감소를 유도하는 다양한 치료 방법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다이어트약을 시작한다고 해서 식단과 운동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약의 도움으로 식욕이 조절되는 시기가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에는 참기 힘들었던 식사량 조절이 가능해지고, 간식 빈도가 줄어들면서 건강한 식사 패턴을 만드는 것이 훨씬 쉬워질 수 있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약 끊으면 다시 찌는 것 아닌가요?"라고 걱정하십니다.
사실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약 때문이라기보다 원래 생활습관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체중 감량 후에도 몸은 이전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유지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최근 비만 치료는 체중 감량 자체보다 유지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일정 체중까지 감량한 뒤에도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 용량을 조절하거나 투약 간격을 늘리면서 천천히 관리하는 방식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몸에 무리가 갈까 걱정하시는 부분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모든 약은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저질환, 복용 중인 약물 등을 고려하여 처방해야 하며,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체중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혈액검사, 체성분 검사, 생활습관 평가 등을 함께 진행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자님의 사연을 보면 체중 감량에 실패한 이유가 의지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이어트약은 그런 상황에서 식욕 조절을 돕고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빼느냐가 아니라 약의 도움을 받더라도 나중에 다시 찌지 않을 생활 패턴을 함께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