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찌릿하고 뒤틀려요. 숨을 몰아쉬면 마비가 오나요? (서초 20대 후반/여 공황장애)
공황 증상이 오면 갑자기 숨을 헐떡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손가락 끝부터 시작해서 입 주변까지 찌릿찌릿하고 감각이 이상해집니다.
심할 때는 손이 닭발처럼 꼬여서 안 펴지기도 해요.
'이러다 전신이 마비되는 거 아닌가' 싶어 더 공포스럽습니다.
숨을 못 쉬어서 산소가 모자란 건가요? 손발 마비 증상도 공황장애의 일부인가요?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유종호입니다.
갑자기 손발이 굳고 마비감이 느껴져 얼마나 당황스럽고 무서우셨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산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산소가 너무 과해서' 생기는 '과호흡 증후군(Hyperventilation Syndrome)'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불안이 극도로 높아지면 뇌는 산소를 더 많이 확보하려고
거칠고 얕은 호흡을 유발합니다.
이때 체내의 이산화탄소가 정상 범위보다 너무 많이 배출되면서
혈액이 알칼리성으로 변하는 '알칼리혈증' 상태가 됩니다.
이로 인해 혈중 칼슘 이온 농도가 낮아지면
신경과 근육이 극도로 예민해져 손발 저림, 찌릿함,
근육 경련(테타니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풍(風)'이나 '치(瘈)'의 범주로 보며,
특히 간의 피로로 인해 근육을 주관하는 기운이 마르는 '간풍내동(肝風內動)' 상태로 진단합니다.
한방 치료 접근법은 다음과 같은데요.
평간식풍(平肝熄風) 및 유간(柔肝) 한약 처방은
억간산(抑肝散)·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을 가감해
'억간산'은 흥분된 신경을 진정시키고
근육의 경련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작약'과 '감초'는 근육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어(유간),
공황 시 손발이 뒤틀리거나 마비되는 신체 반응을 직접적으로 차단합니다.
근신경 조절 침 및 약침 치료는 근육의 긴장을 주관하는
양릉천(陽陵泉)과 기운의 통로인 사관혈(합곡, 태충)을 자극합니다.
이는 자율신경계의 비정상적인 신호를 정상화하여 과호흡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차단합니다.
호흡 재훈련 (횡격막 호흡)은 가슴으로 쉬는 얕은 호흡 대신,
횡격막을 이용한 깊은 복식 호흡을 체득하게 하여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뇌를 훈련시킵니다.
마비감이 올 때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것은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입니다.
입을 오므리고 아주 천천히 내뱉거나, 3초간 숨을 참았다가 내뱉는 방식을 반복하세요.
예전에는 종이봉투를 입에 대고 자기가 내뱉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마시게 했으나,
요즘은 산소 부족 위험 때문에 권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한쪽 코를 막고 한쪽으로만 천천히 숨을 쉬는 방식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뒤틀리는 손을 억지로 펴려 하지 말고, "이건 산소 농도가 잠시 변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전기 신호일 뿐이다. 곧 돌아온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며 몸에 힘을 빼세요.
손발 마비감은 공황의 신체 증상 중 매우 드라마틱하지만,
호흡만 안정되면 수 분 내에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한방 치료로 신경계의 안정성을 높이면 이런 격렬한 반응 자체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제 답변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