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의욕이 없고 자꾸 눈물만 나요 (김포 10대 중반/여 청소년 우울증)
중학교 2학년 여학생입니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노는 게 즐거웠는데, 요즘은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해요.
성적도 떨어지고 부모님과 대화하는 것도 짜증만 납니다.
밤마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아 너무 외로워요.
그냥 잠들어서 영영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저 왜 이러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권도형입니다.
가장 생기 넘쳐야 할 시기에 끝을 알 수 없는 무력감과
깊은 슬픔 속에 홀로 갇혀 있는 것 같아 얼마나 고통스럽고
막막하실지 생각하면 마음이 참 아려옵니다.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고 밤마다
눈물로 베개를 적시며 "내가 왜 이럴까"라고 스스로를 탓하셨을 모습이 그려져 안아드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지금 느끼시는 감정들은 결코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마음에도 감기가 걸리듯,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서
"이제는 좀 쉬고 싶어, 나 좀 도와줘"라고 보내는 아주 절박하고 소중한 신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마음이 울적하고 기운이 없는 상태를
'기울' 또는 '심비양허'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를 쉬운 비유로 설명하자면, 마음을 '작은 정원'이라고 생각했을 때
지금은 햇볕이 들지 않고 차가운 비가 계속 내려서 꽃들이 시들어가는 상태와 같습니다.
사춘기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학업, 교우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정서적 통로를 꽉 막아버리면(기울),
에너지가 온몸으로 퍼지지 못하고 가슴에 정체되면서
답답함과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생각과 고민이 너무 많으면 소화기(비장)와 심장의
기운을 갉아먹어(심비양허) 몸의 엔진이 꺼진 것처럼 아무것도 할 힘이 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억지로 의욕을 내라고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
꽉 막힌 기운을 소통시키고 마음의 정원에 따뜻한 햇볕을
비춰주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유합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억눌린 간의 기운을 풀어주고, 허약해진
심장의 기운을 북돋아 주어 다시 스스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합니다.
이는 인위적으로 기분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몸 안의
기혈 순환을 도와 정서적인 자생력을 회복시켜 주는 과정입니다.
몸의 기운이 살아나면 안개처럼 뿌옇던 머릿속이 맑아지고,
무겁던 몸도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하루에 10분만 햇볕을 쬐며 걷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하며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뇌의 세로토닌 합성을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을 글로 써보는 '감정 일기'는 마음속에 엉킨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내는 힘이 됩니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이 좋아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듯, 이 시기를 잘 지나고 나면
훨씬 더 깊고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 있으실 것입니다.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어두운 밤이 지나고 다시 밝은 아침 햇살을 마주하며 진심으로
웃으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다시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디실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