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잠을 한숨도 못자요 (강화도 50대 초반/여 불안 불면증)
강화도 풍물시장 2층 식당가 올라가는 계단참에서였어요.
장날이라 사람 엄청 붐비는데 거기서 순무김치통 들고 있다가 누가 툭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뚜껑이 살짝 열렸거든요?
국물 흐를까 봐 급하게 쭈그리고 앉아서 닦는데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거예요.
그날 이후로 밤만 되면 그 냄새랑 소음이 생각나서 잠을 한숨도 못 자요.
어제는 뜬눈으로 밤새우다가 새벽에 동막해변 가서 갈매기 소리 듣는데도 가슴이 답답하고 미치겠네요.
이거 그냥 놔두면 큰일 나나요?
어디 가서 검사라도 받아봐야 하는 건지... 너무 무서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송민섭입니다.
사람 많은 시장통, 그것도 김치 국물을 닦아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겪은 신체 반응이 트라우마처럼 남으신 것 같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공포와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과도하게 흥분했고, 이를 제어해야 할 전두엽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된 상태로 보입니다. 브레이크 고장 난 자동차처럼 뇌가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고 있는 셈이죠.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고 봅니다.
심장과 담의 기운이 약해져서 작은 자극에도 크게 놀라고, 그 여파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입니다.
혹은 억울한 감정이나 스트레스가 뭉친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인해 기운의 소통이 막혀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위로 치솟아 잠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지면 뇌 신경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치료는 억지로 잠들게 하는 수면제 방식이 아닙니다.
과열된 편도체의 열을 내리고, 약해진 심장과 담의 기운을 북돋아 뇌 스스로 수면 리듬을 조절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뇌 기능을 정상화시켜야 재발을 막습니다.
당장 집에서 해보실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복식호흡: 잠자리에 누워 배꼽 아래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세요. 뇌로 쏠린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데 도움 됩니다.
족욕: 주무시기 1시간 전, 약간 뜨거운 물에 15분 정도 발을 담그면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해 입면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대추차나 산조인 같은 약재, 혹은 격한 운동은 환자분의 체질(태양인, 소양인 등)과 현재 병증의 깊이에 따라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불면의 원인이 심장인지, 간인지, 혹은 위장 문제인지 정확히 모르고 드시면 증상이 악화됩니다. 자가 진단보다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하에 진행하셔야 합니다.
불면증은 방치하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너무 걱정만 하지 마시고,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하셔서 뇌 기능 검사와 맥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치료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