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1년 6개월 빠르다는데 성조숙증인가요? (광주 소아/여 성조숙증)
올해 초등 3학년 여자아이 키우고 있어요.
며칠 전에 목욕시키다가 가슴에 멍울이 잡히는 게 느껴져서 깜짝 놀라서 병원 갔어요.
검사해보니까 성장판이 1년 반 정도 빠르다고 하시더라고요. 성조숙증인 것 같다고요.
근데 선생님께서 무조건 치료해야 한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저보고 선택하라는 듯이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의아했어요. 성조숙증이면 당연히 치료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희 아이 상황 정도면 좀 더 지켜봐도 되는 수준인 건가요?
1년 반 빠른 게 심한 건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고, 치료를 해야 하는 건지 안 해도 되는 건지 판단이 안 서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기호필입니다.
가슴 멍울 발견하고 병원 갔더니 성장판이 빠르다는 얘기 들으시니 놀라셨겠습니다.
치료할지 지켜볼지 선택하라니 더 혼란스러우시죠.
성장판이 1년 반 빠르다는 건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1년 6개월 앞서 있다는 의미예요.
초3이면 만 8~9세 정도인데, 뼈 나이는 만 10세 정도라는 거죠.
이 정도면 평균보다 빠른 편이긴 하지만, 극단적으로 빠른 건 아닙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선택하라는 듯이 말씀하신 이유가 있어요.
성조숙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진성 성조숙증은 만 8세 이전에 성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예요. 이 경우 호르몬 억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조기 사춘기는 사춘기가 평균보다 조금 빠르게 시작됐지만 병적인 수준은 아닌 경우예요. 이 경우 치료할 수도 있고 지켜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성장판 '가속도'입니다.
지금 1년 반 빠른 게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닫히느냐가 중요해요.
예를들어 오늘 검사 기준으로 1년 반 빠른 상태이지만 가속도가 붙게 될 경우
1년 후에 2년 빨라지고, 그다음엔 2년 반 빨라질 수 있어요.
그럼 성장판도 훨씬 빠르게 닫혀서 최종키가 작아집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치료할지 말지보다, 최종키를 대비한 성장전략을 세워서 가속도를 조절하는게 중요해요.
억제 치료(성호르몬 억제 주사)에 대해서도 알아두셔야 할 점이 있어요.
억제 치료는 성호르몬 분비를 막아서 사춘기 진행을 늦춥니다.
시간을 멈추는 것과 같아요. 즉 성장판이 닫히는 시간을 미루게 되죠.
하지만 키를 키워주는 주사는 아니에요.
키 성장에는 성장호르몬 뿐만 아니라 성호르몬도 필요해요.
억제 치료를 하면 성장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춘기 급성장기 기회를 놓칠 수 있어요.
진성 성조숙증이라면 억제 치료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조기 사춘기인데 억제 치료를 하면 오히려 최종키가 줄어들 수 있어요.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억제 치료 중 키가 1년에 3~4cm도 못 커서 나중에 성장호르몬 주사를 부랴부랴 맞히는 케이스를 자주 봅니다.
하지만 문제는, 성장호르몬을 맞춘다해서 키가 잘 큰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과
사춘기가 재개돼도 성장판이 이미 많이 닫혀서 기대만큼 못 클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 한방 성장클리닉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한방 치료는 성호르몬을 강제로 억제하는 게 아니라, 과도한 분비를 조절하면서 성장호르몬은 잘 나오도록 균형을 맞춥니다.
성장판 가속도를 늦춥니다. 성호르몬이 과도하게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해서 뼈 나이가 너무 빠르게 앞서가지 않게 하는 거예요.
동시에 성장은 계속 됩니다.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성장판을 활성화시켜서 억제 치료처럼 키가 정체되지 않고 계속 자라도록 합니다.
급성장기 효율을 유지합니다. 사춘기 급성장기가 왔을 때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몸을 준비시키는 거죠.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속도는 적절히 조절하되 엔진 효율을 높여서 같은 시간 동안 더 멀리 가게 하는 겁니다.
실제로 성장판이 1~2년 빠른 정도의 조기 사춘기 아이들이 한방 치료받으면, 뼈 나이 가속도는 늦추면서 키는 계속 잘 자라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들어 1년에 뼈 나이가 1.5년씩 빨라지던 게 1년으로 줄어들고, 키는 1년에 6~7cm씩 꾸준히 크는 거죠.
당장 어떻게 하실지 결정하기 어려우시면 이렇게 해보세요.
3개월 후에 다시 성장판 검사 받아보세요.
뼈 나이가 3개월 빨라졌으면 정상, 6개월 이상 빨라졌으면 가속도가 붙는 거예요.
그동안 한방 치료로 성장판 가속도를 관리해보실 수 있어요.
3개월 관리하면서 뼈 나이 진행을 늦추고, 키는 계속 크도록 하는 거죠.
가속도가 계속 붙으면 그때 억제 치료를 고려하시면 됩니다.
한방 치료와 억제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고요.
초3이면 아직 시간이 있어요.
지금 성급하게 억제 치료 시작하는 것보다, 몇 개월 경과를 보면서 아이한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잘 도와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