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 자지러지게 울고 밤마다 깨는 아이, 소아 불안증일까요? (부평 소아/남 소아정신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살 아들이 요즘 들어 혼자 방에 안 있으려 하고 사소한 일에도 자지러지게 웁니다.
밤마다 깨서 울며 엄마를 찾는데 소아정신과를 가야 하는 증상인가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재은입니다.
남겨주신 글을 읽으며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애타고 가슴 아프실지 감히 헤아려봅니다.
천사 같던 아이가 갑자기 작은 일에도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리고,
밤마다 땀을 흘리며 깨서 엄마를 찾는 모습을 지켜보며 부모로서
대신 아파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답답하셨을 텐데,
이렇게 아이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고 글을 남겨주신 것 자체가
아이를 향한 가장 크고 깊은 사랑의 표현입니다.
홀로 속상해하셨을 부모님의 지친 마음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소아 시기에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불안해하며
밤에 자주 깨서 우는 증상을 '기울증(氣鬱症)' 또는 '심담구겁(心膽俱怯)'의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어른들의 눈에는 아이들의 세상이 단순하고 걱정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새로운 학교나 유치원 환경에 적응하고 단체 생활의 규칙을 배우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마치 거대한 정글을 탐험하는 것과 같은 커다란 긴장과 스트레스를 줍니다.
우리 몸에는 에너지가 막힘없이 흘러야 하는데, 지속적인 긴장은
마치 고속도로에 갑자기 거대한 바위가 떨어져 교통체증이 생기는 것처럼
아이의 기운을 한곳에 꽉 막히게 만듭니다. 이를 기가 울체되었다고 표현하며,
이로 인해 내부에 쌓인 불필요한 기운의 압력이 겉으로는 예민한
짜증이나 이유 없는 울음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마음과 감정을 주관하는 장기인
심장과 담이 제 기능을 잃고 지치게 되는데, 엔진이 과열되어
방전된 자동차처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약해져 밤마다
두려움을 느끼고 쉽게 깨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아이가 눈물을 터뜨리는 행동 또한 막힌 기운을 풀고 내부의
불안을 스스로 해소하려는 무의식적인 몸부림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의 몸살을 돌보기 위해서는 우선 꽉 막힌 기운을 부드럽게 소통시키고,
지친 심장과 담의 기능을 보충하여 아이 스스로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아이의 약한 체질과 증상의 원인을
면밀히 살펴 기혈의 순환을 돕고 마음의 균형을 맞춰주는
한약 치료와 에너지를 소통시키는 침 치료, 그리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한방 요법들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자신의 힘든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체적인 균형을 맞춰주어 스스로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탄탄한 마음의 바탕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가정 내에서 스스로 실천해 볼 수 있는 작은 지침으로는, 당장 아이의
행동을 고치려고 다그치기보다는 하루에 딱 15분씩만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며 따뜻하게 살을 맞대고 스킨십을 해주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부모의 따뜻한 품은 아이의 불안한 심장을 가장 빠르게 안정시켜주는 훌륭한 치유제이며,
아이가 울 때 혼내기보다는 부드럽게 손을 잡아주며
안정을 취하게 하는 것이 긍정적인 자극이 됩니다.
또한 가슴의 답답함을 호소할 때 아이와 함께 등을 대고 누워
의식적으로 숨을 코로 깊이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길게 내쉬는
놀이를 반복하는 것도 막힌 기운을 풀어주는 데 소소한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아이를 다그치기보다 "우리 아이가 새 환경에
적응하느라 참 많이 힘들었구나" 하고 아이의 마음을 가만히 안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지금 터널 속에 있는 것처럼 캄캄하고 막막하게 느껴지시겠지만,
밤이 지나면 반드시 따뜻한 아침이 찾아오듯 아이의 맑은 웃음도 차츰 온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혼자서 이 무거운 짐을 모두 짊어지려 하지 마시고,
필요한 경우 가까운 전문 기관을 찾아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진단과 세심한 처방을 통해 마음의 체력을 채워나가시기를 바라며,
오늘 작성해 드린 답변이 힘든 시간을 지나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
정 내에서 온전한 쉼과 치유가 이루어지기를 멀리서나마 온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