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마취된 듯 얼얼하고 쓰라린데 고칠 수 있나요? (사당 60대 초반/남 구강작열감)
몇 달 전부터 혀끝이 치과 마취가 덜 풀린 것처럼 얼얼합니다.
택시 운전으로 식사가 불규칙해서 피곤한 탓인가 했는데, 갈수록 심해지네요.
이제는 김치 한 조각, 찌개 국물만 입에 대도 혀를 칼로 찌르는 듯 쓰라려서 밥 먹는 게 고역입니다.
운전하는 내내 입안도 바짝 마르고 홧홧해서 물만 찾게 되고요.
내과에서 위산 역류 탓이라며 위장약을 줘서 한 달 넘게 먹었는데 혀 아픈 건 전혀 낫질 않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구강작열감' 같던데, 저처럼 혀가 얼얼하고 매운 걸 아예 못 먹는 증상도 한의원 치료로 고칠 수 있을까요?
도대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오지윤입니다.
매일 긴장 속에서 운전대를 잡으셔야 하는데,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와 찌개조차 드시지 못할 정도로 혀가 쓰라리시다니 그 고통과 상실감이 얼마나 크실지 짐작이 갑니다.
내과에서 처방받은 위장약만 드시며 오랜 기간 차도가 없어 많이 답답하셨을 텐데요.
현재 호소하시는 증상은 단순한 위장 문제나 일시적인 피로가 아닌,
신경계의 과민과 체내 물질 고갈로 인해 발생하는 '구강작열감 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음혈허(陰血虛)' 및 이로 인한 '상열하한(上熱下寒)' 카테고리로 진단해 볼 수 있습니다.
1. 혀가 마취된 듯 얼얼하고 타들어 가는 원인
오랜 기간 불규칙한 식사와 택시 운전으로 피로감이 누적되면, 우리 몸은 극도로 지친 상태가 됩니다.
이를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계속된 주행으로 엔진오일이 바짝 말라버린 것과 같습니다.
이 엔진오일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우리 몸을 적셔주는 '진액'과 '음혈'입니다.
몸속 진액이 부족해지면(음혈허), 제어되지 못한 가짜 열인 '허열(虛熱)'이 발생하여 위로 둥둥 뜨게 됩니다.
실제로 이런 상태에서 적외선 체열 진단을 해보면,
혀와 머리는 열기로 붉게 타오르고 하체는 차갑게 식어있는 전형적인 상열하한의 모습이 관찰됩니다.
메말라버린 구강 점막 위로 허열이 지속적으로 솟구치면서 혀의 미각 신경과 통각 신경이 손상되어,
마취된 듯 얼얼해지고 아주 약한 매운맛에도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2. 메마른 몸을 적시는 시원따뜻 치료법
단순히 위산을 억제하는 약으로는 바닥난 진액을 채울 수 없습니다.
혀의 감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메마른 몸에 윤기를 더하고 들뜬 허열을 가라앉히는 근본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1) 진액을 채우고 허열을 끄는 한약 치료
: 바짝 마른 체내에 엔진오일처럼 진액과 음혈을 듬뿍 보충해 주는 맞춤 한약을 처방합니다.
속에서 위로 치솟는 허열을 서늘하게 식혀주어, 혀와 구강 점막이 다시 촉촉해지고 신경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2) 열을 내리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약침 및 침 치료
: 뻣뻣하게 굳은 뒷목과 안면부 주변의 혈 자리에 약침을 시술하여, 위로 몰린 열기를 아래로 순환시킵니다.
얼얼하게 마비된 혀 주변의 말초 신경과 기혈의 흐름을 촉진해 쓰라린 통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현재 혀가 보내는 신호는 전신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진액이 고갈되었다는 강력한 구조 요청입니다.
더 이상 위장약에만 의존하며 참지 마시고,
하루빨리 구강작열감 진료를 중점적으로 보는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다시 편안하게 식사하시며 활기차게 운전하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