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가 딱딱하게 굳어서 안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장염도 오고요. (인천 간석동 50대 후반/여 위가 딱딱해요)
수년째 위장 문제로 너무 고생을 하고 있어서 글을 남깁니다.
가장 힘든 건 음식을 먹으면 위가 전혀 안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배를 만져보면 명치 주변 위가 있는 쪽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있어요. 평소에 자주 체하고 소화불량을 달고 살아서 음식을 많이 먹지도 못하고 항상 소량 식사만 겨우 하고 있습니다. 식사 시간이 되어도 다음 끼니에 공복감이 전혀 없는 편입니다.
신경을 조금만 써도 꽉 막혀버리는 신경성 소화불량도 심하고요. 배는 항상 차가운 편입니다. 건강검진으로 위내시경을 하면 매년 위축성위염이 있다고 나오는데, 내과에서는 딱히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해서 속이 너무 답답할 때만 내과 약을 드문드문 복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위가 안 좋아서 그런지 최근 들어 잦은 장염까지 걸려서 몸이 너무 축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제 증상이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적병 같은데, 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좋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덕수입니다.
적어주신 증상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환자분의 상태는 위장의 운동성이 극도로 저하되고 노폐물이 쌓인 전형적인 담적병(痰積病)으로 진단해 볼 수 있습니다.
잦은 체기와 신경성 소화불량이 반복되면 위장의 연동운동이 멈추다시피 저하되어 음식물이 위장 내에 오래 머물고 결국 부패하게 됩니다. 이때 발생한 독소와 가스가 위장 점막과 외벽을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적입니다. 배를 만졌을 때 명치 주변이 덩어리처럼 굳어있고 위가 전혀 안 움직이는 느낌을 받으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위장에 쌓인 담적과 가스가 배출되지 않고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니, 뇌에서는 음식물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고 판단하여 끼니때가 되어도 공복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매년 위내시경에서 진단받고 있는 위축성위염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위 점막이 얇아진 상태입니다. 담적 독소가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혈류 공급을 방해하면서 점막 재생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결과입니다. 위장의 움직임이 떨어지면 복부로 향하는 혈액 순환도 저하되어 배가 항상 차갑게 느껴지는 복냉 증상이 나타납니다. 위장에서 덜 소화된 음식물이 그대로 장으로 내려가면 장내 유해균이 쉽게 증식하게 되며, 차가워진 장은 면역력이 떨어져 최근 겪으시는 잦은 장염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드문드문 드시는 내과 약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위장이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자생력을 길러주지는 못하므로 일상 관리만으로는 치료되는게 쉽지 않으며 담적병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하셔야 합니다.
평소 배가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있으므로 주무시기 전이나 휴식하실 때 핫팩 등으로 명치부터 배꼽 주변까지 따뜻하게 온찜질을 해주시면 혈액순환을 돕고 위장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식사는 찬물이나 날음식을 피하시고 소화가 쉬운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섭취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위장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므로 식후에 가만히 앉아있기보다는 15~20분 정도 가볍게 평지를 걸으며 물리적인 움직임을 더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방내과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위장의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고 운동성을 높여주는 한약을 처방합니다. 위장이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어 쌓여있는 담적을 제거해야 속이 답답하고 딱딱한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점막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얇아진 위 점막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침과 뜸 치료를 병행해 약해진 소화기의 기운을 끌어올려야 장염의 재발을 막을수 있습니다.
50대 후반이시면 갱년기 이후 진액이 마르고 기력이 떨어지면서 소화기 증상이 더욱 고착화되기 쉬운 시기이므로, 늦지 않게 내원하셔서 진맥 복진 설진과 한방검사를 받으시고 원인/증상/체질에 맞는 담적치료를 통해 편안하게 식사하는 일상을 되찾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