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도 없었던 ADHD가 성인이 되어 생길 수도 있나요? (인천 30대 초반/남 성인 ADHD)
몇 달 사이에 집중력이 더 많이 떨어진 것 같아 ADHD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게 되고,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자주 잊어버리거나 중요한 일정도 깜빡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ADHD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보통 어릴 때부터 증상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도 나름 잘했고, 선생님께 산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수가 많아진 것 같은데요, 이런 경우에도 성인 ADHD일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스트레스나 피로, 수면 부족 같은 다른 원인 때문에 ADHD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DHD는 원칙적으로 어릴 때부터 있어야만 하는 진단 기준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박천생입니다.
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최근 몇 달 사이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거나 중요한 일정과 약속을 잊어버리는 일이 늘어나면서 성인 ADHD를 의심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ADHD는 원래 어릴 때부터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들었는데, 본인은 학창시절에 특별한 문제 없이 지냈기 때문에 과연 성인 ADHD가 맞는지 궁금한 상황으로 생각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ADHD는 원칙적으로 소아기부터 존재하는 신경발달장애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현재의 진단 기준상으로는 성인이 되어서 새롭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릴 때 ADHD 특성이 전혀 없었다기보다는 증상이 경미했거나 주변 환경의 도움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에는 부모님의 관리가 있었고 생활 패턴도 비교적 일정했으며, 해야 할 일도 지금보다 단순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지능이 높거나 성실한 성향을 가진 분들은 부족한 집중력을 스스로 보완하면서 큰 문제 없이 지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업무량과 책임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던 집중력 문제나 실행 기능의 약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문의한 경우처럼 비교적 최근에 갑자기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ADHD 외의 다른 원인도 함께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만성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과로, 번아웃, 불안장애, 우울증 등은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 업무 실수 증가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실제로 ADHD와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알아둘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성인기에 발생한 뇌 손상으로 인해 ADHD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 후 뇌손상, 뇌출혈, 뇌경색, 뇌종양 등으로 전두엽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집중력 저하, 충동성 증가, 계획 능력 저하, 건망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후천성 ADHD 또는 이차성 ADHD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는 단순히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도 성격 변화, 판단력 저하, 신경학적 이상 증상, 뚜렷한 외상 병력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머리 외상이나 뇌질환 병력이 없는 상태에서 최근 집중력이 떨어졌다면 실제로는 스트레스나 수면 문제, 정서적인 요인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성인 ADHD를 평가할 때는 현재 나타나는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행동 특성, 학업 과정, 대인관계, 직장생활, 수면 상태, 스트레스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또한 종합주의력검사(CAT)와 같은 객관적인 평가를 참고하되, 무엇보다 경험 있는 의료진과의 대면 진료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적으로도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을 단순히 ADHD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최근의 과로와 스트레스, 수면의 질 저하, 만성 피로, 신경계의 과긴장 상태 등이 집중력 문제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함께 평가하고 치료 방향을 설정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ADHD는 원칙적으로 성인이 되어 새롭게 발생하는 질환이라기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존재하던 특성이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드물게는 전두엽 손상과 같은 뇌질환 이후 ADHD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는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 불안 및 우울 문제 등이 더 흔한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증상만으로 성인 ADHD를 단정하기보다는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보다 정확한 평가와 자세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