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없던 틱이 성인이 되어 나타났는데 치료가 가능할까요? (구로 30대 중반/여 성인틱장애)
서른을 넘긴 직장인입니다.
어릴 때는 전혀 없었는데, 최근 직장 상사와의 갈등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갑자기 고개를 까딱거리거나 눈을 세게 감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습관인 줄 알았는데, 회의 중이나
긴장할 때 더 심해져서 주변 눈치가 보이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것 같아요.
성인이 되어서 생긴 틱도 한방으로 관리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가나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한창 능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에
예상치 못한 신체적 반응으로 인해 얼마나
당혹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지 그 마음이 충분히 가늠됩니다.
특히 성인기에 나타나는 틱 증상은 단순한 신체적 불편함을 넘어,
자존감의 저하나 업무 효율 저하,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심리적 위축감을 동반하기에 그 고통이 더욱 크셨을 것입니다.
스스로를 자책하며 숨기려 애쓰셨겠지만,
이는 결코 본인의 잘못이나 의지의 부족이 아님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성인기에 나타나는 틱장애를
오랫동안 누적된 심리적 압박과 신체적 피로가 임계점을 넘어
'기운의 소통'이 막히며 발생하는 현상으로 파악합니다.
성인 틱은 소아기에 잠재되어 있던 요인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질문자님처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의 신경계 조절 능력이 일시적으로 무너지며 처음 발현되기도 합니다.
이를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우리 몸을 흐르는 기운의 통로를
'지하철 노선'이라고 볼 때, 스트레스라는 거대한 장애물이
선로 곳곳을 막고 있는 상태와 같습니다. 열차(기혈)는
계속 가야 하는데 선로가 막혀 있으니, 기운이 정상적인 통로를 벗어나
엉뚱한 곳으로 튀어나오며 근육의 떨림이나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흔히 "속에서 불이 난다"거나 "기가 막힌다"는 표현을 쓰는 것처럼,
내부의 울화가 부드럽게 풀리지 못하고 경련의 형태로 표출되는 것이지요.
한의학적으로는 이를 '간풍내동(肝風內動)'의 관점에서 자주 설명합니다.
간은 우리 몸의 근육과 정서적인 소통을 주관하는데,
과도한 피로나 스트레스로 간의 기운이 팽팽하게 긴장되면
마치 갑자기 강풍이 불어 나무가 흔들리듯
몸의 근육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게 됩니다.
또한, 오랜 시간 긴장 상태를 유지하느라
심장의 진액이 마르는 '심혈부족(心血不足)' 상태가 되면
작은 자극에도 신경계가 예민하게 반응하여 증상이 고착화되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현재
내 몸의 기운이 어디서 정체되어 있는지, 어느 장부의
균형이 깨졌는지를 면밀히 확인해보시라고 권유해 드립니다.
성인의 경우 사회적 스트레스라는 명확한 유발 요인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히 증상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억눌린 기운을 풀어주는
'소간해울(疏肝解鬱)'과 예민해진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카페인 섭취를 과감히 줄여 신경계의 과흥분을 막고,
퇴근 후에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는 명상이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볼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상을 더욱 심화시키므로, '지금 내 몸이 너무 힘들어서
휴식을 보내는 신호구나'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이 회복의 밑거름이 됩니다.
성인 틱은 소아와 달리 이미 뇌가 성숙한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와 더불어 생활 속의 스트레스 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혼자 고민하며 병을 키우기보다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통해 내면의 균형을 되찾고, 다시금 자신감 있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답변이 질문자님의 지친 마음에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편안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사회생활을
이어가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