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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상담 질문
불면증2월 12일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 복용 중인데 문의드립니다. (송파 50대 초반/남 불면증)

어머니가 치매로 돌아가셨는데, 그러다 보니 저도 치매에 대해 걱정이 많습니다.

잠을 잘 못 자면 치매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작년부터 정신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잠을 자고 있습니다.

수면제를 복용해서라도 안 자는 것보다 잠을 자는 게 낫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수면제도 오래 먹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약을 먹어서라도 잠을 자는 게 나은지, 약을 어떻게든 끊는 게 나을지요.

수면제 안 먹으면 하루에 잠을 3,4시간 정도 밖에 못 자고 푹 자질 못합니다.

수면제 먹는 날은 6시간 정도는 그래도 자는 편인데, 가급적이면 안 먹고 싶은 마음이긴 하지요.

낮에 머리가 멍하고 기억력도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계속 복용하는 게 좋을까요? 최대한 안 먹는 게 좋을까요?

의사 답변 (1)

답변완료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석선희입니다.

어머니께서 치매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과정을 지켜보셨으니, 본인의 건강과 인지 기능 변화에 대해 염려가 크신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수면이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오셨는데,

도리어 복용 중인 약물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상충하는 정보 때문에 마음이 무거우실 것 같습니다.


우선 현대 의학적인 관점에서 수면과 치매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질문자님이 알고 계신 것처럼 수면은 뇌 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우리 뇌는 깨어 있는 동안 대사 활동을 하며 '베타 아밀로이드'와 같은 노폐물을 생성하는데, 수면 중에는 뇌척수액이 뇌 사이사이를 흐르며

이를 씻어내는 '글림파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이 활성화됩니다.

만약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나 저하된 수면의 질이 지속되면 이러한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뇌에 축적되어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따라서 적정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수면제, 특히 벤조디아제핀 계열이나 비벤조디아제핀 계열(졸피뎀 등)의 약물을 장기 복용하는 것 역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러 역학 연구와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약물을 수개월 이상 장기 복용할 경우 인지 기능의 감퇴나 섬망,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치매 발생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약물이 뇌의 전반적인 기능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기억의 응고화 과정을 방해하거나,

고령자의 경우 약물 대사 속도가 느려져 낮 시간까지 진정 효과가 이어지면서 인지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낮에 머리가 멍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으시는 것도 수면 부족의 영향일 수 있지만,

약물에 의한 '잔류 효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을 단순히 잠이 오지 않는 현상으로만 보지 않고, 장부의 불균형과 기혈순환의 문제로 파악합니다.

예를 들면 질문자님처럼 치매에 대한 불안감이 기저에 깔려 있고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상황은

한의학적으로 '심담허겁(心膽虛怯)'이나 '간기울결(肝氣鬱結)'의 범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심장과 담력이 약해져 작은 일에도 잘 놀라고 불안해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기운이 소통되지 못하고 맺혀 화(火)가 위로 치밀어 오르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또 불면증 환자의 경우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에 따라 차가운 기운은 위로 올라가 머리를 맑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 장부를 따뜻하게 해야 하는데, 대개 이 순환이 깨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뇌의 피로도를 높이고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이 밖에도 근육의 긴장이나 소화장애 등과 같이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있다면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원에서는 강제로 뇌를 억제하여 잠을 재우는 방식이 아니라, 잠을 방해하는 요인을 해결하고,

스스로 잠을 잘 수 있는 '뇌의 조절 능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한약 치료는 상부로 몰려 있는 열을 내리고 기혈을 보충하여 신경계를 안정시키며, 더불어 침이나 약침, 추나치료, 향기치료,

두개천골치료, 상담치료 등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병행합니다.

이는 단순히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것을 넘어 수면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뇌의 노폐물 배출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약 치료는 약물 의존성이나 내성, 그리고 인지 기능 저하에 대한 부작용 걱정이 없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재의 수면제를 무조건 끊거나 혹은 무분별하게 계속 복용하는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단계적인 단약'과 '근본적인 치료'를 병행하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수면제를 갑자기 끊으면 반동성 불면증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한의원 치료를 병행하시면서

수면의 질이 점차 좋아지면 약의 용량을 서서히 줄여가는 '테이퍼링(Tapering)'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3, 4시간 정도밖에 못 자는 불면의 고통은 분명 뇌 건강에 해롭지만, 인위적인 약물에만 의존하는 것 또한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그로 인한 불안감도 현재 수면을 방해하는 큰 심리적 요인일 것입니다.

한의원 치료를 병행해 보신다면 우려하시는 문제를 해결하시는 데 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불면증 치료 한의원을 방문하셔서 현재 상태를 체크받아보시고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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