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닫고 대화가 단절된 우리 아이, 청소년 우울증일까요? (마포 10대 중반/여 청소년 우울증)
마포에 거주하는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부모입니다.
밝았던 아이가 몇 달 전부터 말수가 급격히 줄더니 학교만 다녀오면 방에 들어가 나오질 않습니다.
사소한 말에도 짜증을 내고 성적도 많이 떨어졌어요. 사춘기라 예민한 줄 알고 기다려줬는데,
가끔 죽고 싶다는 말을 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한방으로도 아이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루다입니다.
가장 생기발랄해야 할 시기에 어둠 속으로 숨어버린
아이를 지켜보며 부모님의 가슴이 얼마나 타들어 가고 계실지 그 고통과 절박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특히 아이의 입에서 나온 극단적인 표현은 부모님께 평생
잊지 못할 상처와 두려움으로 남으셨을 텐데, 그 막막한 심경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지금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단순히 반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마음의 무게에 짓눌려 보내는 간절한 구조 요청입니다.
"나 좀 살려달라"는 아이의 외침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을
구하신 부모님의 용기가 아이를 살리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청소년 우울증을 기운이 소통되지 못하고 꽉 막혀버린
'기울(氣鬱)'과 심장의 에너지가 소진된 '심허(心虛)'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를 쉬운 비유로 설명하자면, 아이의 마음은 지금 '환기가 되지 않는 어두운 방'과 같습니다.
사춘기라는 급격한 변화와 학업, 교우 관계라는 무거운 짐들이
방 안에 가득 쌓여 있는데, 이를 밖으로 내보낼 창문(기운의 소통)이 닫혀버린 상태이지요.
공기가 탁해지면 숨쉬기 힘들듯, 기운이 막히니 마음이 답답하고
짜증이 나며 결국에는 모든 의욕을 잃고 어둠 속에 가만히 누워있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기는 '간기(肝氣)'가 왕성해지는 시기인데,
이 기운이 스트레스로 인해 억눌리면 '간기울결(肝氣鬱結)'
상태가 되어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극단적인 사고를 하기 쉽습니다.
또한, 오랜 우울감으로 심장과 소화기의 기운이 약해지는
'심비양허(心脾兩虛)' 상태에 이르면 잠을 못 자고 식욕이 떨어지며 매사에 무기력해집니다.
성인 우울증과 달리 청소년 우울증은 슬픔보다는 '짜증'이나 '비행',
'학업 저하'로 가면을 쓰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부모님들이 단순한 사춘기 방황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이는 반드시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아이의 꽉 막힌 기운을 부드럽게 소통시켜 창문을 열어주고,
지쳐버린 심장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이 아이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는 데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의원에서는 아이의 체질과 심리 상태를 면밀히 살펴 억눌린 화기를
내리고 정서적 안정을 돕는 맞춤 한약을 처방합니다.
또한 신경계를 이완시키는 침 치료와 상담 치료 등을 병행하여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토대를 만들어주는 데 주력합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이유를 묻기보다는,
그저 "네가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라는 무조건적인 수용과 공감을 보내주세요.
아이가 방에서 나오지 않더라도 "언제든 네 편이다"라는 신호를 꾸준히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아주 작은 일, 예를 들어 제시간에 일어나거나
밥을 한 숟가락이라도 먹는 모습에 진심 어린 격려를 보내주세요.
이러한 작은 긍정의 경험들이 모여 아이의 뇌 속에 다시 희망이라는 불꽃을 지피게 됩니다.
아이는 아직 성장하는 중이기에 회복 탄력성 또한 성인보다 뛰어납니다.
지금의 어둠이 아이의 인생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며,
전문가와 함께 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간다면 아이는
반드시 예전의 맑은 웃음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아이와 함께 이 터널을 끝까지 걸어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작성해 드린 답변이 부모님의 불안한 마음에 작은 이정표가 되고,
아이가 다시 건강하게 성장하는 길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다시 세상 속에서 활짝 피어날 그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