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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상담 질문
강박증2월 5일

색깔별로 정리 안 되면 불안한데 강박증일까요? (진해 20대 초반/여 강박증)

안녕하세요. 저는 어릴 때부터 깔끔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최근 들어 이 성향이 너무 심해져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 상담을 드립니다.

예전에는 그냥 청소를 열심히 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물건들이 마치 자로 잰 듯이 각이 맞아야 하고, 특히 책이나 옷, 화장품 같은 것들이 색깔별로 그라데이션처럼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제 물건을 건드려서 순서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머릿속에서는 저걸 다시 정리해야 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아 다른 일에 집중을 못 하고, 결국 제가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 줄을 세워야 마음이 놓입니다.

그래도 그나마 집은 제 성향을 알아서 괜찮은데, 바깥은 온통 엉망진창이니 나갈때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주변에서는 저보고 너무 예민하다고, 피곤하게 산다고 하는데 저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넘어가려고 해도 눈에 거슬려서 미칠 것 같습니다. 이런 것도 강박증의 일종인가요?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좀 무던해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의사 답변 (1)

답변완료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깔끔하고 정돈된 환경을 좋아하는 것은 장점일 수 있지만, 그것이 도를 지나쳐 환자분의 마음을 옥죄고 일상을 방해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성격이 아닌 고통일 뿐입니다. 사소한 흐트러짐조차 용납하지 못해 하루 종일 긴장 상태로 지내셔야 했던 환자분의 피로감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려야 했던 답답함에 깊은 공감을 표합니다. 환자분께서 겪고 계신 증상은 강박증 중에서도 대칭과 균형, 그리고 순서에 집착하는 정렬 강박증으로 의심됩니다. 이는 단순히 깔끔한 성격을 넘어선 상태로,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거나 색깔, 크기 순서대로 배열되지 않으면 심한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는 질환입니다. 환자분의 뇌는 현재 흐트러진 상태를 일종의 위험 신호나 불완전한 상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완벽하게 정리하는 행위를 통해서만 일시적인 안도감을 느끼도록 잘못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도 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정렬 강박증의 원인을 주로 심담허겁과 간기울결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심담허겁은 심장과 담낭의 기운이 약해져서 작은 자극이나 무질서함에도 과도하게 불안을 느끼는 상태이며, 간기울결은 완벽주의적인 기질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간의 기운이 뭉쳐 융통성이 사라지고 매사에 깐깐해지는 병리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마음의 그릇이 좁아져 있기에 작은 티끌 하나도 담아내지 못하고 넘쳐흐르는 것입니다.

한의원에서의 치료는 뇌의 예민도를 낮추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근본 치료를 시행합니다. 치료의 핵심이 되는 한약은 환자분의 체질에 맞춰 처방되는데, 주로 심장의 기운을 보강하고 담력을 키워주는 약재를 사용하여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낮춰줍니다. 또한 간에 뭉친 기운을 풀어주어 강박적인 사고의 고리를 끊고, 조금 흐트러져 있어도 큰일 나지 않는다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뇌의 신경계를 안정시킵니다. 이와 함께 침 치료를 병행하면 긴장된 교감신경을 이완시켜 가슴 답답함이나 두근거림 같은 신체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치료를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이 잡히면, 환자분은 색깔이 조금 맞지 않아도 웃어넘길 수 있는 편안한 일상을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너무 괴로워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마음의 족쇄를 풀고 자유로워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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