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아이 가슴 몽우리가 보이는것 같은데, 성조숙증일까요? (창원 소아/여 성조숙증)
안녕하세요. 올해 아홉 살이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며칠 전 아이가 씻고 옷을 갈아입는 것을 우연히 보았는데 가슴 쪽에 작은 몽우리가 생긴 것 같아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스치거나 만지면 약간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고 제 눈에는 마냥 아기 같은데 벌써 가슴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것인지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주변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경우 성조숙증일 수도 있다고 하던데 덜컥 겁부터 납니다.
성조숙증이면 키도 잘 안큰다던데...
게다가 생리도 또래보다 일찍 시작하게 되면 아이가 감당하기 힘들까 봐 너무 걱정입니다.
우리 아이가 정말 성조숙증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맞다면 호르몬 주사 대신 한의원에서도 치료가 가능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아직 마냥 어린아이인 줄만 알았던 딸아이에게서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를 발견하시고 얼마나 놀라셨을지 그 당혹스러운 마음에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가슴 몽우리는 2차 성징의 대표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에 부모님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아이의 키 성장이 일찍 멈추거나 또래와 다른 변화로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실 것입니다. 딸을 키우는 어머니의 애타는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라는 말씀과 함께 차분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어머님께서 관찰하신 가슴 몽우리와 통증 증상을 고려할 때 현재 아이는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성조숙증이란 여자아이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생기거나 만 9세 이전에 음모가 발달하는 등 2차 성징이 또래보다 비정상적으로 빨리 나타나는 질환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가슴에 멍울이 잡히면서 살짝만 닿아도 아파하는 증상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머리 냄새가 어른처럼 짙어지거나 여드름이 생기기도 하며 갑자기 키가 훌쩍 자라는 급성장기가 일찍 찾아옵니다. 겉보기에는 아이가 잘 크는 것 같아 안심할 수 있지만 뼈의 성장판이 그만큼 빨리 닫히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지게 되는 것이 이 질환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또한 너무 어린 나이에 초경을 겪게 되면 신체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아이가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성조숙증의 원인을 주로 몸속에 과도하게 쌓인 열과 탁한 노폐물에서 찾습니다. 아이들은 본래 순수한 양기를 띠고 자라나는데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소아 비만 등으로 인해 몸속에 불필요한 습열이 쌓이게 되면 이 열기가 생체 시계를 자극하여 발달을 앞당기게 됩니다. 또한 학업이나 교우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늦은 시간까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며 생기는 수면 부족 등은 몸의 진액을 마르게 하고 허열을 위로 뜨게 만들어 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즉 몸속의 엔진이 너무 일찍 과열되어 성장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진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방 치료는 억지로 호르몬을 차단하는 인위적인 방식이 아니라 아이 몸속의 과도한 열을 식히고 맑게 정화하여 생체 시계가 정상적인 속도를 되찾도록 돕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의 체질에 맞춰 처방되는 한약은 가슴과 머리로 쏠린 허열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시켜 줍니다. 이와 동시에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를 더하여 2차 성징의 진행은 늦추되 키 성장은 방해받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몸속의 기운이 맑아지고 서늘해지면 가슴 몽우리가 서서히 가라앉고 초경 시기가 자연스럽게 지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약은 아이의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스스로 성장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주는 훌륭한 치료법입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아이들이 아프지 않게 맞을 수 있는 소아용 침이나 마사지 치료를 병행하면 전신의 기혈 순환을 도와 성장판을 건강하게 자극할 수 있습니다. 치료와 더불어 가정에서의 세심한 생활 관리도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인스턴트식품이나 단당류의 섭취를 줄이고 환경호르몬 노출을 최소화하는 건강한 식단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밤 10시 이전에는 반드시 잠자리에 들어 성장 호르몬과 수면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꾸준한 줄넘기나 가벼운 달리기 같은 점프 운동은 소아 비만을 예방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여 바른 성장을 돕는 좋은 방법입니다. 성조숙증은 조기에 발견하여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주면 아이가 육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아주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질환입니다. 더 늦기 전에 내원하시어 아이의 체질과 뼈나이 등에 대한 세밀한 진단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