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소리 지르는 음성틱, 제 정신이 무너질 것 같아요.. (창원 소아/남 틱장애)
안녕하세요.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 때문에 하루하루가 전쟁 같고 제 정신이 피폐해져서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어 상담을 남깁니다. 아이가 처음에는 단순히 코를 킁킁거리거나 훌쩍거리는 소리를 내길래 비염인가 싶어서 이비인후과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이제는 하루 종일 '꽥꽥' 하고 고함을 지르거나 악을 쓰는 소리를 냅니다. 그냥 말로 해도 될 것을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말을 하고, 1분 1초도 쉬지 않고 코를 훌쩍거리고 소음을 만들어냅니다.
아이의 소리가 멈추지 않고 귓가에 계속 맴도니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고, 제가 노이로제에 걸릴 것만 같습니다.
더 걱정되는 건 증상이 심할 때면 소리만 지르는 게 아니라 손가락을 쫙 펼치면서 힘을 주는 이상한 동작까지 같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음성틱과 운동틱이 동시에 나오니 아이가 보기에도 너무 산만하고 불안해 보입니다. 밖에서 남들이 쳐다보는 시선도 감당하기 힘들고,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으니 저도 우울증이 올 것 같습니다.
틱장애라는 건 알겠는데,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복합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한의원에서 치료가 가능한지, 도대체 아이는 왜 멈추지 못하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정신과는 무서워요...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멈추지 않고 들려오는 아이의 고함 소리와 반복되는 동작들 때문에 어머님의 일상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지치셨을지 그 심정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틱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님들, 특히 음성틱이 심한 경우 청각적인 자극이 지속되기 때문에 보호자분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입니다. 하루 종일 아이의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르셨을 텐데, 이는 어머님의 인내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증상의 강도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이가 보이는 증상은 코를 킁킁거리는 단순 음성틱에서 발전하여 소리를 지르는 복합 음성틱으로 악화된 상태이며, 여기에 손가락을 펼치는 운동틱까지 동반된 것으로 보아 틱 증상이 상당히 복합적이고 심화된 단계로 진단됩니다.
틱장애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규칙적으로 근육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질환입니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는 것은 화가 나서가 아니라, 목구멍이나 성대 쪽에 뭔가 꽉 막힌 듯한 답답함이나 간지러움 같은 전조 감각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 찜찜한 느낌을 해소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소리를 '꽥' 하고 질러야만 시원함을 느끼게 되는데, 문제는 그 시원함이 잠시뿐이라 계속해서 소리를 반복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어머님 말씀처럼 음성틱과 운동틱이 동시에 나타나고 증상의 강도가 세다는 것은, 현재 아이의 뇌 신경계가 매우 흥분되어 있고 조절 능력이 급격히 떨어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압력밥솥의 증기가 배출구를 찾지 못해 터져 나오듯, 아이 내면의 에너지가 통제되지 않고 밖으로 분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의 원인을 간기울결로 인한 화와 풍담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아이들의 성장은 나무가 자라는 것과 같은데, 스트레스나 긴장으로 인해 기운이 막히면 간에 열이 쌓이게 됩니다. 이 열기가 위로 치솟아 폐와 기관지를 건조하게 만들면 헛기침이나 소리 지르는 음성틱을 유발하고, 열이 근육으로 퍼지면 손가락을 쫙 펴거나 몸을 움직이는 운동틱을 일으킵니다. 즉, 아이의 몸속에 과도한 열과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어 가만히 있고 싶어도 몸과 목소리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한의원에서의 치료는 아이를 억지로 조용히 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을 식혀주고 예민해진 신경을 안정시키는 근본 치료를 시행합니다. 치료의 핵심이 되는 한약은 아이의 체질과 증상에 맞춰 처방됩니다. 주로 시호, 치자, 황련 등의 약재를 사용하여 간과 심장에 뭉친 울화와 열을 내려줍니다. 열이 내려가면 성대와 기관지의 건조함이 사라져 소리 지르고 싶은 충동이 줄어들고, 목소리 톤도 차분해집니다. 또한 작약이나 감초처럼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재를 사용하여, 손가락을 쫙 펴거나 몸을 떤는 근육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줍니다. 뇌의 흥분이 가라앉으면 음성틱과 운동틱이 동시에 나타나는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이와 함께 침 치료를 병행하면 막힌 기혈을 순환시키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맞춰주어 아이가 심리적인 편안함을 느끼도록 돕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대처입니다. 아이가 소리를 지를 때마다 반응하거나 지적하면 아이는 긴장하여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듣기 괴로우시겠지만, 아이의 소리를 배경음악처럼 여기고 최대한 무관심하게 반응해주셔야 아이의 마음이 편해져 치료 속도가 빨라집니다. 지금은 어둠 속에 있는 것 같으시겠지만, 한의학적인 도움을 통해 아이의 몸속 불길을 잡는다면 반드시 평온한 일상을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