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속이 울렁거리고 배속이 불편하다고 하네요. (강북구 10대 중반/여 적응장애)
올해 중학생이 된 둘째 딸이 입학한 이후 자꾸 속이 울렁거리고 배속이 불편하다고 하면서 학교 조퇴를 자주 하고 있어요. 어떤 날은 학교 가기 싫다고도 하고 학교 적응이 되면 조금씩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네요. 병원에 데려가봤지만 스트레스 받아서 그렇다고만 하고 지켜보자고만 합니다. 이번 5월 초 연휴 마치고 학교 보낼 때도 머리 아프니 어지럽니 하면서 무지 힘들었습니다. 어쩌면 좋죠?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따님이 중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입학한 이후 겪고 있는 증상들로 인해 걱정이 정말 크시겠습니다. 병원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아이가 지속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은 전형적인 '신체화(Somatization)' 현상과 '적응장애'의 범주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학교 입학은 초등학교와는 다른 학습 환경, 친구 관계, 성적 부담 등 큰 변화를 동반하는 주요 스트레스 요인입니다. 이러한 변화 이후 3개월 이내에 정서적·행동적 부적응 반응이 나타날 때 '적응장애'라고 합니다. 신체화(Somatization) 현상으로 아이들은 성인과 달리 몸과 마음의 관계가 충분히 분화되지 않아, 심리적 스트레스를 말로 표현하는 대신 복통, 두통, 울렁거림 등 몸의 통증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 눈에는 꾀병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는 실제로 고통을 느낍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위장관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므로 소화불량이나 복통이 생기고, 근육 긴장으로 인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등교거부(학교거절증) 양상 또한 연휴나 주말처럼 편안한 환경에 있다가 다시 스트레스 상황(학교)에 직면해야 할 때 뇌의 '화재경보기'인 편도체가 예민하게 작동하여 신체를 응급 상태로 만듭니다. 등교 전 증상이 심해졌다가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면 이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예민해서 그래" 혹은 "학교 가기 싫어서 그러니?"라고 치부하기보다, 아이가 느끼는 통증이 뇌와 자율신경계 반응에 의한 '실제적인 고통'임을 먼저 공감해 주시는 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셔야 합니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데는 누구에게나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아이가 작은 성취를 이룰 때마다 칭찬하여 자신감을 북돋워 주세요.
서양의학적으로 명백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신경성' 질환의 경우, 장부기혈(臟腑氣血)의 불균형을 파악하여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균형을 바로잡는 한의학적 접근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기의 흐름이 막혀 소화기 기능이 약해진 간기울결(肝氣鬱結)의 상태 또는 선천적으로 겁이 많고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심장과 담력을 강화하는 치료를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어야 하는 심담허겁(心膽虛怯)의 상태일 때가 많습니다.
아동의 적응장애는 성인보다 더 심하고 장기화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만성화되어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주기 전에 가까운 한의원이나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