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실조증 치료 중인데 비현실감이 너무 심해요 (공덕역 10대 후반/남 자율신경실조증)
고3이구요.. 스트레스 때문에 자율신경실조증 왔어요. 2달째 치료받고 있는데 검사 결과는 좋아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눈이 맨날 침침하고 비현실감이 너무 심해서 진짜 힘들어요. 내가 나 같지 않은 느낌이랑 세상이 뿌옇게 느껴지는 게 계속돼서요.
지금은 주사랑 온열도수치료만 받고 있고 한약은 안 먹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비현실감이 없어질 수 있는 건가요? 한약 같은 것도 같이 해야 더 빠른 건지 궁금해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서현욱입니다.
많이 혼란스러우실 것 같은데요.
우선, 검사 결과가 좋아지고 있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다만 수치가 좋아지는 것과 비현실감 같은 주관적인 증상이 나아지는 시점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아요. 몸의 지표가 먼저 회복되기 시작해도 증상은 조금 더 뒤에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현실감은 자율신경실조증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면 심박, 호흡, 혈압, 피로감, 긴장 조절이 불안정해져서 몸의 긴장과 이완 조절이 잘 되지 않고 세상이 뿌옇게 느껴지거나 내가 나 같지 않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눈의 침침함도 같이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자율신경의 불균형뿐 아니라 피로, 수면 부족, 불안, 과호흡 등이 겹치면서 더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온열도수치료는 근육 긴장을 풀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자율신경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비현실감처럼 신경계 전반의 과민 상태와 연결된 증상에는 추가적인 접근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비현실감을 동반한 자율신경실조증을 크게 두 가지 상태가 맞물린 결과로 봅니다. 하나는 기혈이 머리까지 충분히 올라가지 못하는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신경계가 만성적으로 과흥분된 상태입니다.
기혈 순환이라는 개념을 현대 생리학적으로 풀어보면, 뇌혈류와 산소 공급의 불안정과 연결됩니다. 자율신경계가 교란되면 혈관 수축과 이완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뇌로 가는 혈류가 불안정해지고, 이로 인해 시야가 흐릿해지거나 세상이 뿌옇게 느껴지는 비현실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눈 침침함도 같은 이유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약과 침뜸, 약침, 추나요법, 부항 등의 치료는 말초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혈관의 긴장도를 조율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뇌로 가는 순환이 안정되도록 돕습니다.
신경계 과흥분 상태는 교감신경이 만성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나고 교감신경이 계속 활성화된 상태가 유지되는데, 이때 뇌는 외부 자극을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현실감이 흐려지는 이인증이나 비현실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부교감신경 활성을 높이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며, 이 과정에서 비현실감도 다른 증상들과 함께 서서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상과 이완요법, 필요하다면 한의학적 정신요법, 심리상담 등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고3 시기는 지속적으로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율신경계 회복이 더디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수면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는데, 수면 중에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점하면서 자율신경계가 재조정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치료를 받더라도 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리며, 가까운 곳에 소재한 한방신경정신과 진료 가능 한의원을 방문하시면 보다 실제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답변이 도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