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갑자기 짜증이 늘고 공격적이에요. 우울증인가요? (호계동 10대 초반/남 소아우울증)
순하던 아이가 몇 달 전부터 사소한 일에도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집니다.
숙제하자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내고, 동생과도 매일 싸워요.
사춘기가 벌써 왔나 싶었는데, 가만히 보면 눈력이 흐릿하고 기운이 없어 보일 때도 많습니다.
단순히 성격이 변한 걸까요, 아니면 마음이 아픈 걸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강수빈입니다.
갑자기 변한 아이의 태도 때문에 당황스럽고 속상하시겠군요.
하지만 이 시기 아이들의 '짜증과 공격성'은 소아우울증의 가장 대표적인 신호 중 하나입니다.
성인은 우울하면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지만,
아이들은 감정 조절 능력이 미성숙하여 내면의
답답함과 슬픔을 '분노'와 '짜증'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파괴적 기분조절부전장애' 혹은 '가면 우울증'의 양상으로 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간기울결(肝氣鬱結)'이라고 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기운이 소통되지 못하고 꽉 막히면,
그 압력이 폭발하면서 공격적인 행동이나 짜증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한방 치료 접근법은 다음과 같은데요.
소간해울(疏肝解鬱) 및 안신(安神) 한약 처방으로
억간산(抑肝散)·소요산(逍遙山)을 가감해
억눌린 기운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뇌 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힙니다.
'억간산'은 특히 소아의 신경질적인 짜증과 야제(밤에 우는 것),
공격성을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처방입니다.
아이들은 침을 무서워할 수 있으므로, 아프지 않은 소아용 침(스티커 침)이나
레이저 침을 사용하여 머리 쪽으로 쏠린 기운을 아래로 내립니다.
이는 자율신경의 안정을 도와 감정 기복을 줄여줍니다.
아이의 행동을 '버릇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혼내면 우울증은 더 심해집니다.
아이의 짜증 뒤에 숨겨진 "나 지금 힘들어요"라는
메시지를 읽어주는 공감 대화법을 함께 지도합니다.
부모님을 위한 가정 내 대처 가이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이가 화를 낼 때 "어디서 버릇없이!"라고 맞대응하기보다,
"지금 마음이 많이 답답하구나, 뭐가 널 그렇게 화나게 했니?"라고 먼저 물어봐 주세요.
감정이 수용되는 경험만으로도 공격성은 줄어듭니다.
기운이 뭉쳐 있을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게 최고입니다.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은 뇌에서 천연 항우울제인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을 분비하게 합니다.
아이의 공격성은 '나 좀 도와달라'는 처절한 외침일 수 있습니다.
막힌 기운을 뚫어주고 정서적 안정을 도와주면,
아이는 다시 예전의 밝고 순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제 답변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